성악

[스크랩] 테너 (Tenor)의 세계

@로마의휴일 2010. 5. 17. 23:35
 

■ 테너 (Tenor)의 세계


테너라는 단어는 라틴어의 tenore, 즉 ‘붙잡는다’라는 단어에서 비롯한 것이다. 높은 음을 붙잡으려고 죽어라고 노력하기 때문에 그런 명칭을 붙였던 것 같다. 어떤 설명에는 우스개 소리이지만 오페라에서 테너가 여주인공을 잃지 않으려고 붙잡는다고 해서 그런 단어를 붙인것 같다는 얘기가 있다. 남성의 음성은 보통 베이스,바리톤, 리드(Lead), 테너로 나누는 경우도 있다. 특히 남성 합창이나 남성중창에서 그러하다. 미국을 중심으로 유행하였던 바버샵(Barbershop) 4중창 노래를 들어보면 당장 알수 있다. 한편, 중세 음악에서는 언제나 테너가 노래의 중심이었다. 다른 파트들은 테너의 노래에 화음을 붙여서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하거나 대위법에 의한 테너의 상대역이었다. 테너는 누가 더 높은 소리를 내느냐를 가지고 소프라노와 경쟁한다. 테너가 폐부를 찌르는 듯한 하이 C음을 시원하게 낼 때에는 듣는 사람들 모두가 스릴에 넘치는 장쾌함으로 브라보를 소리 높이 외치지 않을수 없다. 푸치니의 투란도트에서 ‘공주는 잠못 이루고’(Nessum dorma), 또는 리골레토에서 만투아 공작의 아리아(La donna e mobile)를 들으면 10년 묵은 체증이 시원하게 뚫리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해준다. 관중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고음에 자신이 없는 경우에는 활세토라는 특수한 성악 기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활세토를 사용해야만 하는 아리아도 있다. 하지만 활세토만 자꾸 쓴다면 '뭐 저런 테너가 다 있어!'라는 핀잔을 들을수도 있다. 일반적인 테너의 음역은 중간 C 음으로부터 한 옥타브 아래의 C 에서부터 중간 C 위의 A 음 정도까지이다. A 음을 넘어서서 B와 C 음, 또는 그 이상의 소리를 요구하는 아리아도 있다. 이럴때 테너의 진가가 펼쳐진다. 테너도 소프라노와 마찬가지로 음색에 따라 여러 가지로 구분할수 있다.

 

오페라의 주역 테너를 어떤 음색의 부류에 넣느냐는 것은 다분히 주관적이다. 그 역할을 맡은 테너가 리릭이면 주인공도 리릭이라고 보며 드라마틱이라고 하면 주인공도 드라마틱이라고 보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영원한 라이벌]

오페라 무대에서 테너와 소프라노는 영원한 라이발이며 심하게 말한다면 원수지간이다. 대개의 경우, 테너는 자기들이 소프라노보다 푸대접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커튼콜을 받을 때 레이디 훠스트이기 때문에 소프라노가 더 많은 박수를 받는 것이야 어쩔수 없지만 출연료를 차이 나게 지급받는다면 테너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문제가 아닐수없기 때문이다. 유명한 아델리나 패티(Adelina patti)가 아직도 정상이 아닐때에 패티의 상대역으로 공연했던 테너가 있었다. 그 테너는 출연료가 무조건 소프라노보다 단 1불이라도 많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그렇지 않으면 출연하지 못하겠다고 주장했다. 극장측은 어쩔수 없이 테너에게 소프라노보다 1$ 더 지급한다는 서류를 만들어 주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안 패티는 자기가 받을 출연료 전부를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결국 테너는 출연료를 1불밖에 받지 못했다. 그러니까 소프라노가 얄밉다고 생각하더라도 생각만으로 그치는 것이 신상에 편하며 공연히 경쟁하다가는 손해를 보기가 십상이다. 사람들은 테너를 보기 위해 오페라공연을 보러 오는가, 그렇지 않으면 소프라노를 보기 위해 오페라공연을 보러 오는가? 대부분의 경우는 예쁘게 생긴 소프라노를 보기 위해 온다. 하지만 테너의 그 장쾌한 고음에 한번 빠지게 되면 다른 모든 소리는 귀에 들어오지도 않게 된다. 테너에 대하여 한마디 더 한다면, 만일 테너가 옆집에 살고 있으면 밤낮으로 내지르는 소리 때문에 경찰을 부를까라는 생각을 하지만 테너의 아리아를 혼자서 헤드폰을 끼고 감상하는 일은 대단한 기쁨이다. 이제 테너의 세계를 탐색하여 보자.


□ 드라마틱 테너: Tenore drammatico, Tenore di forza, Tenore robusto 라고 부르기도 한다. 힘이 있고 영웅적인 테너이다. 베르디의 Otello가 대표적이다. 베르디 오페라에서 주역들은 대개 드라마틱 테너이다.


헬덴테너(Heldentenor): Tenore drammatico의 독일 스타일이다. 독일 오페라는 자체적인 드라마틱한 타입을 가지고 있다. 헬덴테너는 글자 그대로 영웅적인 테너를 말한다. 독일 드라마틱 소프라노의 상대역이라고 보면 된다. 주로 바그너 오페라의 역할을 맡는다. 뿔단린 투구를 쓰고 창과 방패를 든 여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역할이라면 영웅적 테너가 적격이다. 헬덴테너는 오랜 공연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바그너 소프라노의 상대역을 맡을수 있는 열정과 힘이 있어야 한다. 로엔그린(Lohengrin), 지그프리트(Siegfried), 지그문트(Siegmund), 탄호이저(Tannhauser), 파르지팔(Parsifal)등 바그너 오페라의 주인공들이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가장 훌륭한 헬덴테너는 로리츠 멜키오르(Lauritz Melchior)와 욘 빅커스(Jon Vickers)라고 할수 있다. 아직까지 이들에게 필적할만한 헬덴테너는 등장하지 않고 있다.


레지에로 테너 (Tenore leggiero): 산뜻하게 가벼우면서도 유연한 테너를 말한다. 오페라에서는 코믹한 역할도 자주 한다. 코믹한 역할을 하는 테너를 Tenore buffo라고 부른다. 모차르트, 그리고 도니제티나 로시니의 오페라에 등장하는 테너들이 이에 속한다. 예를 들면 모차르트의 ‘여자는 다 그래’에서 구글리엘모 등이다.


리릭 테너 (Tenore lirico): Tenore di grazia 라고도 한다. 우아하고 서정적이다. 대부분 이탈리아 오페라의 주인공 역할은 리릭 테너이다. 대표적인 역할은 리골레토에서 만토바 공작이다. 라 트라비아타의 알프레도, ‘람메무어의 루치아’의 에두가르도(Edugardo), ‘사랑의 묘약’의 네모리노(Nemorino)도 훌륭한 리릭 테너 역할이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또는 일부 프랑스 오페라에서의 테너 역할도 이 범주에 속한다. ‘피가로의 결혼’에서 알마비바(Almaviva) 백작, 마적에서 타미노(Tamino) 왕자, 구노의 파우스트(Faust), ‘로미오와 줄리엣’의 로미오(Romeo), 마스네의 베르테르(Werther) 등은 리릭 테너의 대명사이다. 오페라에서 이들은 지나치게 사랑에 몰입한 나머지 스스로 괴로움을 억제하지 못하는 성격을 표현하고 있다. 루치아노 파바로티야 말로 리릭 테너의 황제라고 할수 있다. 현대의 테너중 어는 누구도 파바로티를 따를수는 없다. 존 맥코맥(John McCormack), 베냐미노 질리(Beniamino Gigli), 프릿츠 분더리히(Fritz Wunderlich), 호세 카레라스(Jose Carreras)도 대단한 리릭 테너들이다.


스핀토 테너: Tenore Spinto. 리릭 테너에 펀치를 가한 테너라고 보면 된다. 격정적이며 윤기 있는 역할의 테너이다. 아이다의 라다메스(Radames)는 대표적이다. 또한 카르멘의 돈 호세(Don Jose), 팔리아치의 카니오(Canio), 투란도트의 칼라프(Calaf) 왕자도 이 부류에 속한다. 스핀토 테너의 역할은 리릭 테너보다 좀 더 남성적이다. 그러나 사랑의 장면에서는 리릭 테너보다 감미로운 면이 부족하다. 전설적인 스핀토 테너로는 우선 엔리코 카루소(Enrico Caruso)를 꼽지 않을수 없다. 카루소가 내는 강력하고 통쾌한 소리의 진동은 탁자위의 유리잔을 깨트릴 정도였다고 한다. 프랑코 코렐리(Franco Corelli), 리챠드 터커(Richard Tucker), 카를로 베르곤치(Carlo Bergonzi), 플라치도 도밍고(Placido Domingo)도 위대한 스핀토 테너들이다. 스핀토 테너의 아리아는 바위도 울게 한다는 얘기가 있다.


□ 트리알 테너 (Trial Tenor): 높고 엷은 음성을 가지고 있으며 주로 비음을 내는 테너를 말한다. 파리의 오페라 코미크에서 활동했던 안투안 트리알 (Antoine Trial: 1736-1792)의 이름에서 따온 명칭이다.


카운터테너(Countertenor)도 테너의 영역에 포함할수 있다. 카운터테너는 저음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보다는 어떻게 하면 고음을 활세토(falsetto)로 처리하느냐에 지극한 훈련을 쌓은 남성을 말한다. 남자라면 활세토가 무엇인지 잘 알것이다. 상당한 고음을 내야할 때 악보에 있는 대로 불렀다가는 목소리에 무리가 가서 하루아침에 쪽박을 찰수가 있으므로 여성적인 소리로 가볍게 띄어서 내는 것을 말한다. 간단히 말해서 남자 코미디언들이 여자 흉내를 낼때 내는 소리와 같다고 보면된다.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Some Like It Hot)에서 잭 레몬(Jack Lemon)의 역할을 생각하면 된다. 아무튼 그렇다고 해서 카운터테너는 여성스런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하면 곤란하다. 미국의 유명한 카우터테너인 데이비드 다니엘스(David Daniels)는 찰슨 브론슨이나 존 웨인과 같은 마초가이(Macho Guy)들 이상으로 힘찬 소리를 낼수 있다.


카운터테너는 음역이 가장 고음을 내는 테너보다 위에 있다. 그러므로 카운터테너의 소리는 여성 콘트랄토, 또는 여성 소프라노와 흡사하다. 카운터테너를 남성 알토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한 콘트라테너(Contratenor)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세에는 오페라에서 여자 역할이라고 해도 여자를 출연토록 할수 없도록 했기 때문에 대신 카스트라티(Castrati)라는 특수 병과의 남성을 여성 대용으로 활용했다. 물론 당시의 작곡가들 중에는 카스트라티를 염두에 두고 오페라를 작곡한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아무리 세월이 흘렀다고 해도 카스트라티를 위한 오페라의 공연에는 소프라노보다 카스트라티가 제격이라는 주장이다. 헨델의 일부 오페라가 대표적이다. 그런 경우에 대비하여 오늘날에도 극히 한정되기는 하지만 집에 숨어있던 카스트라티를 등장시켜 오페라를 공연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러나 아무리 카스트라티가 남성이라고 해도 아직은 테너 친목회에서 면회사절인 것은 미안한 일이다.


대표적이 카운터테너는 브리이언 아사와(Brian Asawa), 로빈 블레이즈(Robin Blaze), 제임스 보우맨(James Bowman), 마이클 챈스(Michaell Chance), 데이빗 코디어(David Cordier), 알프렛 델러(Alfred Deller), 요시카츠 메라(Yoshikazu Mera), 럿셀 오벌린(Russel Oberlin), 안드레아스 숄(Andreas Sholl)이 있다.


테너 아리아의 대명사


- Carmen (La fleur que tu m'avais jett?e - Flower song)

- Cavaleria Rusticana (Tu qui, Santuzza?)

- Die lustige Weiber von Windsor (Horch, die Lerche)

- Die Meistersinger (Preislied)

- Die Entfuhrung aus dem Serail (O wie ?ngstlich; Frisch zum Kampfe!)

- Die Zauberflote (Dies Bildnis ist bezaubernd sch?n)

- Don Carlo (Dio, che nell' alma infondere)

- Don Giovanni (Dalla sua pace, Il mio tesoro)

- Eugen Onegin (Lenski's aria)

- Falstaff (Dal labbro il canto estasiato vola)

- Faust (Salut! demeure chaste et pure)

- Fedora (Amor ti vieta)

- Gianni Schicchi (Firenze ? come un alberto fiorito)

- Il Barbiere Di Siviglia (Ecco ridente)

- Il Trovatore (Deserto sulla terra)

- La Boheme (Che gelida manina; O, Mimi, tu piu non torni)

- La Gioconda (Cielo e mar)

- La Juive (Rachel! quandu du Seigneur la grace tut?laire)

- L'Arlesiana (? la solita storia del pastore)

- La Roi d'Ys (Vainemant, ma bien-aimee)

- La Traviata (De' miei bollenti spiriti; Un di, felice; Porgi, o cara)

- L'Elisir d'Amore (Una furtiva lagrima; Quanto ? bella))

- Les Pecheurs de Perles (Je crois entendre encore)

- Luisa Miller (Quando le sere al placido)

- Madama Butterfly (Amore, grillo; Addio, fiorito asil)

- Manon (Ah! fuyez douce image; Le R?ve)

- Manon Lescaut (Donna non vidi mai)

- Martha (Mappari tutt'amor)

- Otello (Dio, mi putevi scagliae tutti i mali)

- Rigoletto (La donna e mobile; Questa o quella)

- Siegfried (Nothung)

- Tosca (Recondita armonia; E lucevan le stella)

- Un Ballo Maschiera (La rivedra nell' estasi)

- Werther (Pourquoi me r?veiller)


※ 세계적 테너: 테너는 오페라의 주인공이다. 테너가 출연하지 않는 오페라는 상상하기 어렵다. 다음은 지난 세기와 금세기의 세계적인 테너들이다. 로베르토 알라냐(Roberto Alagna), 루이지 알바(Luigi Alva), 카를로 베르곤치(Carlo Bergonzi), 유씨 비요링(Jussi Bjorling), 호세 카레라스(Jose Carreras), 엔리코 카루소(Enrico Caruso), 프랑코 코렐리(Franco Corelli), 호세 쿠라(Jose Cura), 마리오 델 모나코(Mario del Monaco), 쥬세페 디 스테파노(Giuseppe Di Stefano), 플라치도 도밍고(Placido Domingo), 니콜라이 겟다(Nicolai Gedda), 베냐미노 질리(Beniamino Gigli), 에른스트 해플링거(Ernst Haflinger), 마리오 란자(Mario Lanza), 로리츠 멜키오르(Lauritz Melchior), 안토니오 파올리(Antonio Paoli), 루치아노 파바로티(Luciano Pavarotti), 헬게 로스밴게(Helge Rosvaenge), 티토 스키파(Tito Schipa), 욘 비커스(Jon Vickers), 볼프강 빈트가쎈(Wolfgang Windgassen), 프릿츠 분더리히(Fritz Wunderlich)...


같은 테너라고 해도 오페라를 위한 테너와 가곡을 위한 테너가 다르다. 가곡파 테너들은 다음과 같다.


존 헤들-내쉬(John Heddle-Nash), 리챠드 루이스(Richard Lewis), 존 맥코맥(John McCormack), 피터 피어스(Peter Pears), 로버트 티어(Robert Tear), 알렉산더 영(Alexander Young)....

출처 : 정준극
글쓴이 : 정준극 원글보기
메모 :

'성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Opera Aria 모음곡  (0) 2010.05.22
루치아노 파바로티  (0) 2010.05.17
Amor ti vieta   (0) 2010.05.17
[스크랩] Luciano Pavarotti - Non Ti Scordar Di Me  (0) 2010.04.27
Tu, Ca Nun Chiagne   (0) 2010.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