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스크랩] 푸치니 / ♬오페라 "라 보엠" (La Boheme) 곡모음

@로마의휴일 2011. 4. 23. 06:25

Opera 'La Boheme'

푸치니 / 오페라 '라 보엠' 곡모음

Giacomo Puccini 1858∼1924


제 2막 중 뮤제타의 왈츠(Quando mén vo')
Renata Tebaldi, Soprano

이 무렵 사치스런 복장을 한 아름다운 뮤제타가 돈 많은 정부의 고관인 알친도르와 함께 나타나 그 유명한 「뮤제타의 왈츠(Quando mén vo')」를 명랑하게 부른다. "내가 길을 가노라면 남자들이 모두 정신없이 나의 아름다움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쳐다 보는데 나는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네. 나의 매력은 자신있어. 아름다운 내몸 원하는 것 무엇이든지 이루어지네. 사람들이 나에게 미쳐 내앞에 통쾌하게 굴복하지만 당신만은 내게 녹지 않네. 왜 나를 모른 척 하오. 좋아요. 괴로우면서도 모른 척 하고 있지. 그러나 마음은 아플 걸요?" 라고 노래한다. 마르첼로는 이 노래를 듣고 몹시 분개한다. 그러자 뮤제타는 구두 때문에 발이 아프다고 떠들며 한쪽 구두를 벗자, 알친도르는 그 구두를 가지고 새로운 것을 사기 위해 나가 버린다.

작품설명 및 줄거리

라보엠은 푸치니의 네 번째 오페라로, 그 풍부한 선율과 애절한 내용으로 그가 쓴 작품 중 가장 성공적이다. 이 오페라는 프랑스의 시인 앙리 뮈르제(Henry Murger)의 소설 <<보헤미안의 생활(Scenes de la vie de Boheme)>>에서 쟈코사(Giacosa)와 일리카(Illica)가 대사를 쓴 것인데, 푸치니는 같은 내용으로 작품을 만든 레온카발로처럼 뮈르제의 원작에 구애되지 않고 대본을 써서 성공을 거두었다. 대본 작가 일리카가 전체적인 틀을 짧고 시 부분은 대시인 쟈코사가 손을 보아 초일류의 맛을 풍긴다.

여기에 '보엠'이란 보헤미안 기질이란 뜻으로 예술가 또는 그의 족속들이 세속 풍습에 구애됨 없이 자유롭게 지내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다. 극 중에는 세사람의 예술가와 한 사람의 철학가가 다락방에서 공동 생활을 하고 있다. 그중 시인 로돌포는 같은 다락방에서 수놓는 병든 처녀 미미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으나, 가난했기 때문에 보양할 힘이 없어 죽게 된다. 이러한 비련과 결부시켜 본다면 화가 마르첼로와 거리의 처녀 무젯타와의 현실적인 사랑을 중심으로 하여 싸움과 젊은 네 사람의 우정들을 교묘하게 잘 묘사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보헤미안의 생활의 슬픔과 기쁨 등이 잘 표현된 한없이 아름다운 오페라라고 할 수 있다. 작곡자 자신이 밀라노 음악학교를 나온 후 밀라노에 살면서 가난하게 지내며 보헤미안적인 생활을 체험하였으므로 더욱 그에게는 실감이 있었던 것이다.

병으로 죽은 라 보엠의 여주인공 미미는 라 트라비아타 (La Traviata)의 여주인공 비올렛타와 닮았다. 그러나 라 트라비아타가 사회적으로 금기된 사랑과 결혼을 다루었다면, 라 보엠은 전혀 결혼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고 있다. 여자들은 보헤미안 기질의 가난한 애인을 두고 같이 살다가, 또 더욱 사치스런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부자를 찾아 떠나가기도 한다.(이러한 면은 오페라에서 확연히 나타나지는 않으나 뮈르제의 원작 소설에는 잘 나타나 있다.)

이태리 관습에 따라 푸치니의 대본가들은 원작 소설의 이름들을 이태리식으로 바꾸었다. Rodolphe는 Rodolfo로, Marcel은 Marcello 등으로...... . 무젯타 (Musetta)는 대본가들이 새로 지은 이름으로, 백파이프를 의미하면서 여자의 거칠고 거스르는 성품을 나타내는 이름으로 미미의 부드럽고 달콤한 이미지와는 대비된다. 원작에서 이 둘은 확연히 대비되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원작 : 앙리 뮈르제(Henry Murger)저 "보헤미안의 생활"
대본 : 루이지 일리카(Luigi Illica) 와 주세페 쟈코사(Giuseppe Giacosa)
작곡 : 쟈코모 푸치니 (Giacomo Puccini)
초연 : 1896년 2월 1일 왕립 오페라극장 (토리노,Turin)
배경 : 1830년경 파리

등장인물
로돌포(Rodolfo) / 미미(Mimi) / 마르첼로(Marcello) / 무젯따(Musetta) / 꼴리네(Colline) / 쇼나르(Schaunard) / 베노아(Benoit) / 알친도로(Alcindoro) / 파삐뇰(Papignol) / 하사관(Soldiers) / 귀족, 멋쟁이, 화류계의여인

제 1 막(때는 1830년경, 크리스마스 이브. 곳은 빠리 라틴 쿼터안의 낡은 하숙 아파트)

막이 오르면 가난하면서도 희망에 찬 네 사람의 낙천가(樂天家) 예술동지들이 우거하는 아파트 다락방이 된다. 화가 마르첼로는 "홍해(紅海)의 통로"라는 그림을 열심히 그리고 있고, 시인 로돌포는 자기네 굴뚝에서만 연기가 안 나오는 바깥 광경을 보다가 자기가 쓴 소설 원고를 차디 찬 스토브에 불질러 방을 덥게 해본다. 책을 저당 잡히려고 나갔던 철학가 꼴리네는 휴일이어서 그대로 책을 들고 불쾌한 기분으로 들어온다.

조금후 돈을 번 음악가 쇼나르는 아이들에게 장작, 술, 음식 등을 들리워 가지고 유쾌하게 들어와 침울한 방 기분을 즐겁게 만들고는 이 즐거운 밤에 여기서 이럴 게 아니고 나가서 식사하자고 동의하여 나가기로 한다. 집주인 베노아가 집세 청구서를 들고 들어와 돈을 재촉한다. 네 친구들은 술을 취하도록 먹이고는 얼렁뚱땅 내쫓는다. 카페 모무스로 향하자 하고 출발하려 할 때 시인 로돌포는 조금 남은 원고를 맞추고 곧 뒤따르기로 약속하고 글을 쓰고 있을 때.

꺼진 촛불을 얻으려 문을 두드리고 나타나는 아리따운 처녀를 맞아들인다. 불을 켜 주었으나 바람에 꺼지자 다시 켜 주고는 몰래 일부러 꺼뜨린다. 방바닥에 떨어뜨린 열쇠를 더듬어 찾는 두 손길이 마주치자 여인의 손을 붙잡은 로돌포는 "그대의 작은 손이 왜 이다지도 차가운가! 그대의 찬손"(che gelida manina)의 아리아를 부르며 자기의 생활과 신분을 말해주고는 이름을 묻는 로돌포에게 "나는 미미라고 합니다"(mi chiamano mimi)의 아리아로 역시 자기의 신분, 수와 바느질로 생활하는 독신의 처녀임을 말한다. 밖에서 들려오는 세 친구의 빨리 가자고 하는 독촉의 소리를 듣고 곧 갈 터이니 한자리를 더 만들어 놓으라 소리치고, 사랑의 싹이 움튼 두 청춘은 사랑의 2중창 "오 사랑스런 아가씨(O soave fanciulla)"을 힘차게 부르면서 모무스로 향한다.


그대의 찬손 (Che gelida manina)
Luciano Pavarotti


나는 미미라고 합니다(mi chiamano mimi)


오 사랑스런 아가씨(O soave fanciulla)
Nicolai Gedda, Tenor / Mirella Freni, Soprano

제 2 막 (크리스마스 이브로 밀리는 인파 속에 상인과 아이들의 소요한 소리로 모무스 거리는 소란하 다)

자칭 대 예술가들인 세 친구 앞에 로돌포는 미미와 같이 나타난다. 오는 도중에 사준 분홍모자를 든 미미를 소개하고 음식을 주문한다. 미미는 모자를 선택한 로돌포의 고상한 취미를 칭찬 한다. 이 식당으로 들어오는 무젯따(과거 화가 마르첼로와 사랑하던 요염한 여인)가 한 늙은 귀족과 같이 나타나는데 몹시 난폭하게 그 늙은 귀족을 다룬다.

마르첼로가 와 있는 것을 본 무젯따는 자기의 존재를 인식해 달라는 듯이 행동해도 못 본 체하는 마르첼로의 태도에 분개하여 접시를 던지는 등 난동을 부리면서 "자기가 길을 걸어갈 때는 모든 남성들이 넋을 잃고 바라본다. 한 때는 마르첼로도 정신을 잃었었노라"라는 내용의 '무제타의 왈츠(Quando me'n vo)'를 부르 며 옛 애인의 주목을 끌려고 애쓴다. 갑자기 발이 아프다고 소리를 지르며 늙은 귀족 알친도로 영감에게 신발 한 짝을 벗어주며 새 신을 사오게(고의로 꾸민 장난) 밖으로 내 보내고는 마르 첼로에게 달려가자 두 사람은 옛정이 다시 솟아 포옹한다.


제 2막 중 뮤제타의 왈츠(Quando mén vo')
Renata Tebaldi, Soprano

웨이터가 청구서를 내밀자 마침 지나가는 군악대를 본 이 보헤미안들은 뛰어 나가면서 알친도로 영감에게 계산을 미루고 만다. 헐떡이며 찾아 들어온 영감에겐 애인은 안 보이고 받아든 비싼 청구서를 들여다보다가 맥없이 주저앉는다.

제 3 막 (빠리의 세관 옆)

2개월이 지났다. 이른 새벽에 성문이 열리면 교외에서 농촌 여성들이 각기 야채를 비롯한 갖가지 농산물을 팔려고 몰려든다. 무제타와 함께 일하고 있는 마르첼로의 주막에 찾아온 미미가 로돌포의 마음이 요즘 갑자기 차갑게 변했다고 하소연한다. 질투심이 강한 로돌포와의 불화로 이제 지칠대로 지친 미미를 어떻게 달래야 할지 마르첼로는 망연해 할 따름이다. 사실은 미미가 찾아오기 전에 벌써 온 로돌포가 주막 안에 잠들어 있는 중이었다. 로돌포가 깨어나 밖으로 나오는 기척에 미미는 서둘러 나무 그늘에 숨는다. "미미는 바람끼가 있는 여자야!(Mimì è una civetta)"하며 그녀와 헤어지겠다고 뇌까리는 로돌포를 마르첼로가 마음에도 없는 공연한 소리를 하지 말라고 나무라니까 드디어 본심을 말한다. "실은 그녀의 병이 심각해(Mimì è tanto malata!). 나 같은 가난뱅이 시인과 살다가는 목숨을 줄일 뿐이야. 그래서..." 문득 나무 그늘에서 미미의 흐느끼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는 로돌포에게 그녀는 조용히 이별의 아리아 "안녕, 이제 돌아가렵니다, 당신의 사랑의 부름을 좇아 떠났던 옛집으로..(Donde lieta uscì)" 를 부른다. 이때 무제타가 다른 남자와 다정하게 희희닥거리고 있는 광경을 본 마르첼로가 질투심에 불을 켜고 한바탕 요란하게 욕지거리를 퍼부으며 싸움판을 벌인다. 결국 두 쌍의 연인이 이별의 '4중창(Addio, dolce svegliare)'을 부르는 속에 막이 내린다.


미미는 바람끼가 있는 여자야!(Mimì è una civetta)


실은 그녀의 병이 심각해(Mimì è tanto malata!)


안녕, 이제 돌아가렵니다, 당신의 사랑의 부름을 좇아 떠났던 옛집으로..(Donde lieta)

제 4 막 (다시 옛 다락방)

옛 친구들이 다시 그전의 생활로 돌아와 있다. 로돌포와 마르첼로는 좀처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옛 애인을 그리며 2중창 "이제 미미는 돌아오지 않는다(O Mimì, tu più non torni)"를 노래한다. 그러나 옛 애인들의 생각이 간절하여 일이 제대로 안돼 투덜댄다. "무젯따가 벨벳옷을 입고 4륜마차를 타고 가는데 공작부인 같더라"는 이야기를 로돌포가 하면 "미미는 어떤 공작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마차로 행차하 더라"고 마르첼로가 응수하는 등 피차 잘된 여인들의 행운을 감사한다. 음악가 쇼나르와 철학자 꼴리네가 음식을 들고와 식사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때, 미미의 친구 무젯따가 황급히 뛰어들며 미미가 중병으로 고생하는데 이 집 아랫층까지 왔다하여 로돌포는 달려 내려가 부축하여 올라와 침대에 눕힌다.


이제 미미는 돌아오지 않는다(O Mimì, tu più non torni)

로돌포 옛 친구 품에 안겨 눈을 감고 싶어 공작과 헤어져 왔음을 무젯따가 설명해준다. 몹시 추워하는 모양을 본 무젯따는 귀걸이를 떼어 저당 잡혀 얻은 돈으로 의사를 데리고 오도록 분부하는가 하면, 꼴리네는 오랫동안 신세진 자기의 외투를 벗어들고 이것도 전당포 신세를 지어야겠다 하며 "외투의 노래(Vecchia zimarra, senti)"의 아리아를 부르고 나간다. 쇼나르가 더운물을 준비하러, 그리고 무젯따도 나가면 남은 미미와 로돌포는 그들이 처음 만났던 일로부터 기억을 더듬으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눈다.


외투의 노래(Vecchia zimarra, senti)

나갔던 모든 친구들이 돌아 왔을 때에는 미미의 고통이 더 심해진다. 무젯따가 털 토시를 끼워준 덕에 손이 따뜻해져서 잠을 잘 수 있겠다 하며 잠이 든다. 미미의 눈에 비치는 아침 햇살을 막아 주려고 로돌포는 커튼을 치며 "이제 잠이 잘 들었군!"한다. 옆에 서 있는 마르첼로는 미미가 운명한 것을 미리 알고 로돌포를 감싸안으며 용기를 잃지 않도록 격려하는 태도와 자기를 묵묵히 쳐다보는 친구들의 거동을 보며 눈치챈 로돌포는 목멘 소리로 애처로이 미미의 이름을 부르며 미미 위에 머리를 숙인 친구들의 숙연한 분위기 속에 마지막 막이 내려진다.

아리아와 중창, 합창

1. 그대의 찬 손(Che gelida manina) [제1막 , 로돌포(테너)]

로돌포가 얼음처럼 차가운 미미의 손에 놀라 따뜻이 감싸고 녹여주며 정열적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리릭 테너의 대표적인 아리아이다.

Che gelida manina!
Se la lasci riscaldar.
Cercar che giova?
Al buio non si trova.
Ma per fortuna
E una notte di luna,
E qui la luna l'abbiamo vicina.
Aspetti, signorina,
Le dirò con due parole chi son,
Chi son, e che faccio, come vivo.
Vuole?
(Mimi tace.)
Chi son! Chi son? Son un poeta.
Che cosa faccio? Scrivo.
E come vivo? Vivo.
In povertà mia lieta
Scialo da gran signore
Rime ed inni d'amore.
Per sogni e per chimere
E per castelli in aria
L'anima ho milionaria.
Talor dal mio forziere
Ruban tutti i gioielli
Due ladri: gli occhi belli.
V'entrar con voi pur ora
Ed i miei sogni usati,
Ed i bei sogni miei
Tosto si dileguar!
Ma il furto non m'accora
Poiché, poiché v'ha preso stanza
La speranza.
Or che mi conoscete
Parlate voi. Deh parlate.
Chi siete? Vi piaccia dir?

"그대의 조그만 손이 왜 이다지도 차가운가요! 내가 따뜻하게 녹여 줄께요. (열쇠를)애써 찾으려 한 들 소용없어요. 이 캄캄한 어둠 속에선 못 찾아요. 허나 다행히도 마침 달이 떳군요. 당신은 나의 이웃, 사랑스런 아가씨여, 잠시 기다리세요. 그동안에 제가 누군지, 무얼하는 사람인지 단 두마디로 말씀 드릴께요. 그대도 되겠지요? 저는 시인입니다. 글 쓰는게 나의 일이지요. 비록 가난하지만 저는 사랑의 시와 노래를 임금처럼 낭비하며 살아갑니다. 희망과 꿈으로 그려 낸 공중 누각 속에서 마음만은 백만장자랍니다. 때때로 내 금고에서 보석을 도둑 맞습니다. 아름다운 두 눈이라는 2인조에게서요. 지금도 당신과 함께 들어와서 그만 내 꿈이, 아름다운 그 꿈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어요. 허나 빼앗겼다고 조금도 슬퍼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놓고 갔으니까요. 소중한 희망을! 자 이제 내 이야기는 다 털어 놓았으니까 당신이 이야기할 차례입니다. 이름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겟어요?"

2. 네, 제 이름은 미미예요(Si, Mi chiamano Mimi) [제 1 막, 미미(소프라노)]

위의 아리아에 화답하여 미미가 부르는 노래이다. 로돌포의 질문에 따라 미미는 조촐하게 살아가는 자기의 모습을 들려준다. 아주 조심스러운 그녀의 성격이 잘 부각된 소박하고 서정적인 아리아이다.

"네, 제 이름은 미미입니다. 사람들은 저를보고 미미라고 부릅니다만 진짜 이름은 루치아예요. 제가 드릴 말씀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저는 집안과 밖에서 명주나 주단에 수를 놓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조용하고 행복한 삶입니다. 지금까지 수없는 백합과 장미를 만들어 왔습니다. 저는 그 모든 것을 좋아합니다. 이들은 교묘한 마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랑과 봄을 말하고 꿈과 환상을 이야기 합니다. 그것을 시(詩)라고 부릅니다. 제 말 뜻을 아시겠어요? (로돌포가 '네'라고 대답한다) 사람들은 저르 미미라고 부릅니다만 저는 그 까닭은 모릅니다. 언제나 혼자 살며 밥도 혼자 먹습니다. 교회에는 자주 가지 못하지만 기도하기를 좋아합니다. 조그맣고 하얀 방에서 말이죠. 지붕 위로는 하늘밖에 보이지 않지만, 봄이 올 때면 햇빛이 맨 먼저 저를 비춥니다. 4월이 제게 먼저 첫 입맞춤을 합니다! 꽃병의 꽃봉오리, 꽃잎 하나하나의 향기를 맡습니다. 너무도 달콤한 그 꽃향기! 허나 제가 만드는 꽃에는 향기가 없습니다! 더 무슨 말씀을 드릴까요? 저는 이런 바쁜 시간에 당신을 방해나 하고 있는 이웃이군요."

3. 무제타의 왈츠 '내가 혼자 거리를 걸어가면(Quando me'n vosoletta)' [제 2 막, 무제타, 소프라노]

까페 모뮈스에서 우연히 옛 애인을 본 무제타가 시침을 떼고 못 본 체하는 마르첼로의 관심을 끌려고 갖은 교태를 부리며 유혹의 손짓을 보내는 왈츠조의 아리아이다. 일명 '무제타의 왈츠'라고 한다.

"내가 혼자 거리를 걸어가면, 사람들이 멈춰서서 내 아름다운 자태를 지켜봐요.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꼼꼼히 살펴보지요.. 그들의 두 눈이 내뿜는 교활한 욕망의 빛을 나는 헤아려 보며 즐긴답니다. . 그리고는 겉에 드러난 매력으로 숨은 아름다움을 짐작합니다. 그렇듯 욕망의 입김이 내 둘레를 소용돌이치면 나는 자못 행복해지지요! .. (마르첼로에게) 그리고 누가 기억하고 초조해 하는지를 아는 당신이.. 그렇게 내 곁에서 훌쩍 날아가 버릴 수가 있나요? 나는 당신이 손수 고통을 털어놓지 않으리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아요.. 하지만 또한 나는 알지요, 당신이 죽고 싶도록 괴로워한다는 점도!.. "

4. 미미의 이별노래 '안녕, 이제 돌아가렵니다, 당신의 사랑의 부름을 좇아 떠났던 옛 집으로..(Addio, donde lieta usci al tuo grido)[제 3 막 미미, 소프라노]

로돌포와 마르첼로의 대화를 나무 뒤에서 엿들은 미미는 자기가 불치의 병에 걸려 있음을 안다. 로돌포가 가난하기 때문에 그녀의 병을 위해 조금도 보탬이 되지 않음을 한탄하며 일부러 모질게 대해 온 사실도 아울러 깨닫는다. 그만 기침을 했기 때문에 눈치채고 달려온 로돌포에게 미미는 괴로운 작별인사를 한다. 흔히 '미미의 이별의 노래'라고 한다.

" 안녕, 이제 돌아가렵니다. 당신의 살아의 부름을 좇아 떠났던 옛집으로, 홀로 외로운 그 옛 보금자리로. 거기서 향기 없는 거짓 조화(造花)를 다시 만들겁니다. 안녕.. 괴로워 마시고 그저 제 청만 들어주세요. 제가 남겨 놓은 몇가지 물건을 거두어 주세요. 트렁크 속에 조그만 팔찌와 기도 책이 있습니다. 앞치마에 싸서 누군가를 보내면 그 편에 보내 주세요. 잠깐, 제 베개 밑에 분홍빛 모자가 있습니다. 원하신다면 우리 둘의 사랑의 추억을 위해 간직해 주세요. 그럼 안녕! 제발 괴로워하지는 말아주세요.."

5. 외투의 노래 '낡은 외투여(Vecchia zimarra)[제 4 막 콜리네, 베이스]

오랜 세월 신세를 져온 낡은 외투를 미미의 치료비 마련을 위해 처분하려고 나갈 때 콜리네가 부르는 아리아이다. 일명 '외투의 노래'라고 한다.

"들어라, 낡은 외투여, 나를 속에 감싼 채, 너는 우뚝 치솟은 키로 활보했지. 너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뜻을 보낸다. 너는 한번도 다 낡은 등을 부자나 권력가 앞에 굽힌 적이 없었다. 너는 호주머니 속에 마치 고요한 동굴 속처럼 시인과 철학자를 간직해 주었다. 이제 그 행복하던 시기는 지나가고 너에게 작별을 고하게 되었다. 충직한 옛 친구여..안녕"

참조: '이 한 장의 명반 오페라' - 안동림 著, 현암사

'보엠'의 의미

오페라 <라 보엠>의 원작은 파리 출신의 작가 앙리 뮈르제의 통속 소설 <보엠(보헤미안) 인생의 장면들>이며, 이 소설은 1845년부터 1848년에 걸쳐서 <해적>이라는 잡지에 연재되었던 것이다. 이 이야기는 그가 1849년에 <보엠의 인생>이라는 제목으로 5막 연극을 만들고 1851년에 소설로 엮을 만큼 대단한 인기가 있었다. 그렇다면 '보엠'은 무슨 의미일까?

18세기 말경부터 시작된 산업혁명은 뮈르제가 이 소설을 쓸 때는 자못 한창이었고 낭만주의 시대는 '공산당 선언'이 나온 시대이기도 했으며(1848), 열차와 증기선이 발달되는 이율배반적인 시대였다. 프랑스 혁명의 열기가 식으면서 사회는 다시 계급으로 나뉘어지는 듯 했다. 저변층은 공장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었다. 이에 반발처럼 나온 것이 소위 보헤미안들이다. 이상은 드높으면서도 실제 사회에서는 별로 야심이 없고 예술과 가난을 멋으로 아는 젊은이들, 실제로 이런 류의 젊은 예술가들이 무엇을 기여했는지는 그다지 나타난 것이 없으나, 당시에 안주해가던 부르조아 사회에 반작용을 한 것만은 사실이고 그들에 대한 찬반 양론이 계속되었다.

이들이 진정한 예술가냐 아니냐의 문제보다는 이들의 생활태도에 대한 인정의 문제가 논란의 대상이 되었고 대체로 예술인이나 젊은 층에서는 이들을 옹호했던 것 같다. 반면에 새로 형성되던 마르크시스트들로부터는 보헤미안들도 분명 부르조아 사회에 대한 반발로 등장한 것임에도 '인간 쓰레기'라는 공격을 받았다.

이후 예술가는 사회에 참여해서는 안되는 것으로, 어느 특수층을 형성하고 특수한 인생철학으로 살아야 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수도 있었다. 그리하여 시민과 예술가는 서로 화합할 수 없는 각기 다른 형태의 삶을 살아가는 대치된 개념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보헤미안이 그 시대 예술가의 전형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어쨌든 19세기 후반이 되면서부터는 사회의 거북한 관습을 무시하고 제멋대로의 생활을 보내는 음악가, 화가, 작가, 배우 등의 대명사로 불려지게 되었다.

뮈르제의 <보엠 인생의 장면들>에 푸치니가 크게 감동한 이유는 그 자신이 젊어서 매우 가난하여 마스카니와 함께 하숙을 하며 끼니를 거르는 생활을 맛보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출처 : 사단법인 칸타벨(kantabel)
글쓴이 : 하사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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