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lses No.1~19
쇼팽 / 왈츠
Frdric Franois Chopin (1810∼1849)
쇼팽은 일생동안 왈츠를 20곡 이상 작곡했다. 이 작품들 중, 그의 생전에 출판된 것은 겨우 8곡(작품 18, 작품 34의 3곡, 작품 42, 작품 64의 3곡)에 지나지 않는다. 그 나머지는 그의 사후, 유작으로서 작품 번호를 가지고, 또는 작품 번호 없이 발표된 것이 11>곡에 이른다. 대체로 생전에 출판된 작품들이 구성면에서 비교적 충실하지만, 유작 중에서도 그에 못지 않은 걸작들이 포함되어 있다.
Valse Brillante Ab Major Op.34 No.1
쇼팽의 왈츠는 실제의 무용을 고도로 양식화한 작품임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왈츠의 형식을 빌린 서정시적인 작품이다. 무도적 특징을 가진 것은 작품 18 Eb 장조<<화려한 대 왈츠>> 와 작품 34-1 Ab 장조 <<화려한 왈츠>> 등이지만, 서정적인 면을 강하게 드러낸 것으로는 작품 64-2 c# 단조와 <<이별의 왈츠>>로 알려져있고 있는 작품 69-1 Ab 장조 등이 있다.
이 작품들 모두 요한 슈트라우스로 대표되는 빈 왈츠보다 훨씬 우아하고 고상한 작품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렇지만 무도회에서 실제로 사용되기에는 부적절하다. 슈만이 "쇼팽의 몸과 마음이 춤추는 왈츠", "만약 춤을 춘다면 상대할 부인들의 반은 백작 부인이 아니면 안 된다" 고 말한 것은 이런 사실을 의미한다. 청년 쇼팽이 빈을 방문했을 때 그 곳에서는 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신작 발표가 연중 음악 행사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쇼팽에게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았다.
쇼팽 스스로도 빈 왈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할 만큼, 그의 스타일에는 당시 빈 왈츠와 같은 요소가 전혀 없었다. 쇼팽의 왈츠에는 종래의 이 장르에는 없는 그의 독자적인 요소가 들어있다. 예를 들면, 서정시적인 작풍을 가진 그의 왈츠에는 순수한 왈츠 리듬보다도 마주르카의 리듬과 악센트에 가까운 점들이 종종 발견된다. 그것은 모두 그의 국민성 떄문인데, 이런 부분에서는 슬라브 민족 특유의 우울한 분위기가 농후하게 갈려있다. 한편 쇼팽이 피아니즘에서 추구했던 벨칸토적 연주법(특히 성악의 창법에서 힌트를 얻은 화려한 장식적 선율법)도 왈츠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손꼽힌다.
이러한 여러가지 요소를 다양한 형태로 엮어 넣음으로서 쇼팽은 자신만의 독특한 왈츠 스타일을 만들어 냈다. 왈츠는 쇼팽의 다른 형식에 비해 연주하기가 그다지 난해하지 않고 악상 또한 낯설지 않아서 그의 작품 중에서는 일반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다.
제 1번 - Grande Valse Brilliante Eb Major Op.18 ≪화려한 대왈츠≫ 쇼팽의 왈츠 중에서 최초로 출판된 곡이다. 1831년에 작곡되었다. 쇼팽의 모든 왈츠곡 중에서 가장 화려하며 실제로 무곡다운 리듬을 가지고 있다. 슈만은 이 곡에 대해 <육체와 마음이 춤추는 왈츠>라고 말한 바 있다.
Grande Valse Brilliante Eb Major Op.18
쇼팽 생전에 맨 처음 출판되었던 왈츠이다. 내용을 암시한 <<화려한 대 왈츠>>라는 명칭이 일반 음악 애호가에게 친근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그의 이런 종류의 작품 중에서는 사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다. 다만 Ab 장조의 화려한 왈츠보다는 이 작품이 내용과 형식에 있어 종래의 일반적인 왈츠가 가진 정형의 틀에 여전히 얽매여 있다고 하겠다.
그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이 곡은 쇼팽의 왈츠 중 가장 화려하고 경쾌한 곡이며, 또한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무도곡이다. 따라서 쇼팽은 이 곡에 대해 "나의 몸과 마음이 춤추는 왈츠" , "춤추는 사람을 그 파도 속으로 점점 깊이 끌고 들어간다" 라고 했다. 간결하면서도 무도회의 기분을 잘 표현했으며, 왈츠의 리듬과 선율이 명백하고 원활한 작품이다. 작곡은 1831년, 빈이라고 알려져 왔는데, 최근에는 1833년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출판은 1834년, 로라 호스워드에게 헌정되었다.
제 2번 - Valse Brillante Ab Major Op.34 No.1 ≪화려한 왈츠≫ 1838년 작곡. 작품 34로 묶여진 제1곡으로서 아름답고도 웅장한 왈츠가 전개되고 있다.
Valse Brillante Ab Major Op.34 No.1
피아노 왈츠들 중에서도 최초로 출판되었던 이 곡은 가장 무도곡다운 화려함과 상쾌함으로 ≪화려한 대왈츠≫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간결하면서도 무도회의 기분을 잘 표현했으며 왈츠의 리듬과 선율이 명백하고 원활한 작품이다. 이 곡을 들은 동료 음악가인 슈만은 '만약 이 곡으로 춤을 춘다면 상대방은 적어도 백작 부인 이상이 아니면 않된다'는 표현으로 이 작품의 화려함과 기품을 인정했다고 한다.
1835년에 작곡된 이 곡은 3개의 ≪화려한 왈츠≫로 되어 있다. 다른 왈츠곡에 비해 실용적인 무도곡의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곡은 무도회장에서 쇼팽이 즉흥적으로 작곡한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이 곡을 들은 슈만이 '서주 부분의 쾌속함이 비길 데가 없을 정도로 훌륭하고, 계속되는 무도의 부분이 정말 잘 표현되었다'고 극찬을 했다는 일화가 있다. 이 곡을 들으면 화려한 무도회장에서 기품있게 원을 그리며 돌아가는 남녀들의 모습이 연상되는 듯 하다.
악보에 따라서는 ≪화려한 왈츠≫라는 곡명으로 표시한 경우도 있지만 들어보면 곧 알 수 있듯이 이 곡에서는 조금도 화려한 맛을 볼 수가 없다. 오히려 ≪슬픈 왈츠≫라고 불려질 성격의 이 곡에 ≪화려한 왈츠≫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된 것은 위에 소개한 34-1번 곡과 이 곡이 함께 출판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라고 한다. 이런 오해가 있었다는 것을 생각 안해도 '화려함이 극도에 달하면 오히려 슬픔과 통하게 된다'는 아이러니가 이 곡에 담겨 있다고 생각하고 들으면 재미있을 듯 하다. 평생 슬픔과 그 슬픔의 극복을 반복하며 살아온 쇼팽이 내릴 만한 슬픔에 대한 개념이 아닐까?
제 3번 - Valse Brillante A minor Op.34 No.2 ≪화려한 왈츠≫ 1831년 작곡. 이 곡을 보통 [화려한]이란 말을 생략하여 부르기도 하는데, 그것은 이 곡이 가지고 있는 슬픈 선율 때문이다.
Valse Brillante A minor Op.34 No.2
이 작품은 쇼팽의 왈츠 중에서 가장 왈츠답지 않은 음울하고 내성적인 곡이다. 유쾌하고 화려한 본래의 왈츠와는 상반된 작품이다. 따라서 <<화려한 왈츠>>의 한 곡으로 포함되어 있는 것이 어색하다. 쇼팽이 빈에 나와서 바르샤바 침공 소식을 들었을 무렵에 쓰여진 것이므로 아마도 고국에 대한 감정이 녹아 있을 터이다. 작곡은 1831년. 빈. 출판은 1838년. G.디브리 남작 부인에게 헌정되었다.
제 4번 - Valse Brillante F Major Op.34 No.3 ≪화려한 왈츠≫ 제1곡과 같이 1831년에 작곡되었다.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워 일명 <고양이 왈츠>라고도 부른다.
피아노 건반 위에 뛰어 오른 새끼 고양이가 자신이 낸 피아노 소리에 놀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에서 힌트를 얻어 쓴 곡이다. 1838년에 작곡된 이 곡은 상쾌하고 활기가 있으며 정열로 가득 차 있어 듣다 보면 고양이가 눈앞에서 이쪽 저쪽으로 뛰어 다니고 빙빙 돌아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 ≪고양이 왈츠≫뿐이 아니라 ≪강아지 왈츠≫도 작곡했던 쇼팽은 어느 날 저녁에 거드름 피 우기로 유명한 한 백작의 집에 초대받았다. 그가 피아노를 치는 동안 음악을 잘 알지 못하는 백작은 잡담을 하는 등의 예의 없는 행동으로 일관했고, 그 와중에서도 쇼팽은 꾹 참고 연주를 끝냈다.
그러자 그 자리에 있던 손님들 중에서 그래도 음악을 이해하는 듯이 보이는 신사 하나가 다가와 그에게 귓속말로 짐승 이름이 붙는 왈츠를 더 작곡할 의향이 없는지를 물었다. 이에 쇼팽은 저편에서 아직도 거드름을 피우며 돌아다니는 뚱뚱한 백작을 가리키며 나지막이 대답하였다. "방금 저 사람에게서 힌트를 얻었습니다만, 다음에는 ≪돼지 왈츠≫를 쓸까 합니다." 여성스럽고 섬세하기만 할 것 같은 쇼팽의 다른 면모를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일화이다. 작곡은 1838년, 출판은 1838년. A.다이프탈에게 헌정되었다.
제 5번 - Ab Major Op.42 <대왈츠> 1840년 작곡. 2박자의 도입부를 가진 색다른 왈츠다.
이 작품은 대규모의 구성 속에 무도적인 면과 왈츠 본래의 성질을 완전히 융합하고 있다는 점에서, 또한 피아니스트의 테크닉을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쇼팽 왈츠의 최고봉이다. 이 작품보다 더 깊이가 있는 걸작은 작품 64-2라고 생각되지만, 그 작품에는 이 작품만큼의 화려함이 없다. 그리고 이보다 형식적으로 더 충실한 작품으로는 작품 34-1 등이 있지만 그 또한 이 작품만큼의 내용이 스며들어있지 않다. 닉스는, 춤추는 이들이 가볍게 껴안고 마치 새들이 둥지를 떠나듯이 사랑스런 암시를 준다고 평했다. 작곡은 1840년. 출판은 1840년.
제 6번 - Db Major Op.64 No.1 1846년 작곡. 쇼팽의 모든 왈츠곡 가운데서도 가장 유명한 곡이다. 일명 <강아지 왈츠>라고도 부른다. 쇼팽의 연인이었던 조르주 상드가 강아지 한 마리를 길렀는데, 상드가 나갔다 집에 돌아오기만 하면 꼬리를 치며 그녀를 반겨 주어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이런 강아지의 모습에 상드는 홀딱 반했고 쇼팽에게 이 모습을 음악으로 표현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 ≪강아지 왈츠≫는 아기자기한 재미가 느껴지는 빠르게 맴도는 형식으로, 강아지가 제 꼬리를 물려고 빙빙 도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는 느낌을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곡이다.
Valse Db Major Op.64 No.1
사랑하는 사람의 것이라면 강아지조차 이렇게 예쁘게 그려낼 수 있는 것일까? 정말 사랑스럽고 귀여운 소품이다. 쇼팽의 음악 세계에 이렇게 큰 영향을 끼쳤던 사람인 조르주 상드는 당시 남녀간의 사랑을 노골적으로 다룬 연애 소설로 유명한 소설가였다. 둘의 사랑은 불행한 결말로 끝났지만 그녀와 함께 지낸 9년 동안이 쇼팽에게는 많은 걸작들을 써낸 기간이었다. '결핵'이라는 고질병을 달고 산 쇼팽을 열심히 간호해 준 상드와 그녀를 위해 작곡을 한 쇼팽의 관계는 예술가들 특유의 불같은 정열과 자유로운 영혼의 충돌로 인해서인지 행복하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열정과 사랑만으로 행복해 하며 살기에는 이 세상은 너무나 복잡하고, 사람은 너무나 이기적인가 보다. 이들의 슬픈 사랑의 이야기 중에서 그래도 둘이 사랑하며 살던 시절을 보여주는 곡이 이 ≪강아지 왈츠≫이다.
제 7번 - C# minor Op.64 No.2 1846년 작곡. 왈츠 리듬보다는 마주르카 리듬에 가깝다. 가장 자주 연주되는 곡이기도 하다. 정신적 슬픔이 배어있다.
Valse C# minor Op.64 No.2
1847년에 출판된 이 곡은 쇼팽의 음악 세계만의 특징인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병고에 시달리는 인간의 나약함이 여실히 나타나는 곡이다. 폴란드 고유의 민속춤인 마주르카에 가까운 리듬으로 쓴 왈츠이지만, 마주르카의 흥겨움보다는 슬픔이 가득 담겨 있는 듯하다. 쇼팽의 위대함은 피아노 연주곡에 대한 개념을 바꾸어 놀 정도로 뛰어났던 그의 음악성 때문만이 아니라, 자신을 평생 괴롭히고 좌절하게 만든 조국과 결핵이라는 두 존재를 이렇게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멜로디로 승화시켜 냈다는 데 있다고 하겠다.
누구나 다 쇼팽의 개성과 국민성이 배어 있는 왈츠가 이 작품이라고 말한다. 왈츠 리듬보다는 마주르카 리듬에 가깝다. 전혀 실용적이지 않은, 순전한 왈츠풍의 서정시이다. 상드와의 결별과 지병으로 괴로웠던 만년의 쇼팽의 육체와 정신의 근심과 고통이 어려있는 듯한 곡이다. 작곡은 1846~47년. 출판은 1847년. 로스차일드 남작 부인에게 헌정되었다.
제 8번 - Ab Major Op.64 No.3 기쁨이 넘치는 아름다운 곡으로 1847년에 작곡되었다.
위의 OP 64 - 1, 64 - 2와 같은 해에 만든 작품이지만, 이 세 작품 중에서는 내용적으로 약간 떨어진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는 이 곡이 잘 못 만든 곡이라는 것이 아니라, 앞의 왈츠들과 연결적인 왈츠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조그만 변화 외에는 이 곡만의 특징이 없어서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이 왈츠 자체에는 명랑하고 부드러움이 들어 있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분이 좋아지게 만든다. 그리고 이 곡 전체는 ≪강아지 왈츠≫와 같이 중간부를 가진 세 도막 형식을 취한다.
쇼팽이 피아노 연주곡으로 쓴 왈츠 14곡들 중에서 이 곡까지 8곡만이 쇼팽의 생전에 발표가 되었고, 나머지 곡들은 그가 죽은 후에야 발표가 되었다. 그 중 몇 곡은 아주 최근에야 발견되기도 했다. 그리고 그가 생전에 발표한 왈츠곡들은 모두 귀족 여성들에게 바쳐졌는데, 어떤 곡은 남편이 있는 귀족 부인에게, 어떤 곡은 쇼팽이 잠시 머물렀던 보헤미아의 귀족 처녀에게 바쳐지기도 했다. 이 곡은 한때 쇼팽의 제자였던 브라니츠카 백작 부인에게 헌정이 되었다.
어두운 제 7번과는 반대로 밝고 기쁘고 상냥한, 행복이 가득 차 있는 작품이다. 만년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 속에서 어떻게 이런 곡이 작곡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정도이다. 품위 있는 선율로 꾸며져 있으나 내용면에서는 앞의 두 곡에는 미치지 못한다.
제 9번 - Ab Major Op.69 No.1 1835년 작곡. 어렸을 때 친구인 마리아 보젠스카에게 띄우는 사랑의 연서라고 할 수 있다. <이별의 왈츠>라고도 부른다. 선율이 아름답고 우울하다.
쇼팽의 사후에 공개된 그의 유품 가운데는 '나의 슬픔'이라는 글이 겉에 쓰여진 낡은 봉투가 하나 발견되었고, 그 봉투 속에서는 마리아 보진스키라는 여성이 보낸 이별의 편지가 나왔다. 그리고 이 편지에는 슬픈 사연이 숨겨져 있었다. 1835년 여름 카를스바트라는 곳에서 요양을 하고 있던 부모를 만나기 위해 파리를 떠났던 쇼팽은 돌아오는 길에 드렌스덴에 있는 친지인 보진스키 백작을 방문했다.
이 집에서 그는 어릴 때의 소꼽 동무였던 마리아를 다시 만나게 되고 서로에게 끌린 둘은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도 잠깐, 그녀에게 결혼을 신청한 쇼팽은 마리아의 아버지의 결사적인 반대에 부딪혔고, 결국 둘은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쇼팽은 그때까지의 자신의 심정을 담아 작곡한 이 왈츠곡 OP 69 -1 을 자신을 추억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마리아에게 보냈다.
실연 당하기 전에 쇼팽이 느꼈던 사랑의 감정이 주로 담겨져 밝고 매력적인 이 곡을 마리아는 ≪이별의 왈츠≫라고 이름을 붙이고 오랫동안 소중히 간직했다고 한다. 그리고 마리아는 자신의 애절한 심정을 담아 이별의 편지를 보냈고 쇼팽은 이 편지를 죽을 때까지 가지고 있었다. 이 ≪이별의 왈츠≫와 편지는 20여년 동안 묻혀졌다가 쇼팽이 죽은 후에야 세상에 빛을 보였다. 과거의 아픈 추억 때문인지 쇼팽은 이 곡을 좀처럼 출판하려고 하지 않았다. 작곡은 1835년 9월 24일 드레스덴. 출판은 1855년.
제 10번 - B minor Op.69 No.2 쇼팽의 나이 19세 때인 1829년에 작곡. 아직 파리의 사교계에 진출하기 이전에 쓰여진 작품으로 향토색이 짙다.
이 왈츠는 쇼팽이 아직 폴란드에 살고 있던 1829년의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이 곡은 프랑스에서 쓰인 후기의 왈츠들 같은 우아함보다는 오히려 당시의 그가 수집하고 연구했던 마주르카에 가까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애수가 담긴 서정적인 선율은 틀림없이 이 곡이 쇼팽의 곡이라는 점을 말해 준다. 단순한 형식으로 만들어진 이 왈츠 OP 69 -2는 3개의 왈츠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모두 개성이 뚜렷하다. 또한 이러한 개성들이 전체적인 조화 속에서 마무리되고 있어서 '파릇 파릇했던 쇼팽의 젊은 시절의 기운이 녹아 있는 듯 솔직한 아름다움을 보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제 11번 - Gb Major Op.70 No.1 1833년 작곡. 쇼팽의 사후에 출판되었다. 연주가 어렵고 화려한 소품이다.
Valse Gb Major Op.70 No.1
작품 70은 세 곡의 왈츠로 구성되어있다. 첫번째 곡은 복잡하면서도 화려하고 아름다운 소품이다. 그러나 중간부를 가진 3부 형식으로 너무 쇼팽적이 아니라는 느낌도 든다. 몰토 비바체라고 된 최초의 왈츠는 풍부한 울림을 들려주어 화려하게 표현되고 있다. 중간부의 왈츠는 점리듬을 재료로 한 것으로 전후의 주요 악절보다 길게 되어 있어 약간 장황한 느낌이다. 작곡은 1835년 출판은 1855년.
이 곡은 감미롭고 감상에 젖은 선율이 넘쳐 흐른다. 그러나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고 긴밀성이 부족한 편이다. ABAB 형을 취하는 두도막 형식에 의하고 있는데, 쇼팽다운 고귀하고 전아한 양식이 보이며 도회적인 센스에 넘친 작품이다. 작곡은 1841년(?). 출판은 1855년.
바르샤바 시절에 젊은 쇼팽이 첫사랑인 콘스탄치아 그와트코프스카를 그리면서 작곡한, 청춘의 동경으로 가득 찬 감미로운 곡으로, 모든것이 발랄하다. 작품 70에 담겨진 세 곡 중에서는 가장 걸출한 음악이라는 느낌이 든다. 훗날의 발전을 암시하는 악상으로 가득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친구 보이체호프스키에게 보낸 쇼팽의 편지 한 구절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지금 자네에게 보내는 이 왈츠는 애인을 그리워하며 오늘 아침에 작곡한 것이야. 표시한 곳을 주의 깊게 보길 바라네. 이건 자네 외에는 아무도 몰라. 이 신작을 피아노로 쳐서 자네에게 들려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작곡은 1829년 10월. 출판은 1855년.
제 14번 - Ab Major (Brown 021) KKlVa-13 (Posth.) 1827년 작곡. 쇼팽의 스승 요제프 엘스너의 딸 에밀리의 앨범에서 발견 되었다.
이 왈츠는 쇼팽의 작곡 선생인 유제프 엘스너의 딸 에밀리 엘스너가 소장한 악보 철에서 발견되었는데, 이 악보철에는 Eb장조 왈츠(KKlVa-14)도 포함되어 있었다. 쇼팽의 왈츠 중 유일하게 3/8박자를 취하고 있다. 작곡은 1827년경. 출판은 1902년.
제 15번 - E Major (Brown 044) KKlVa-12 (Posth.)
1829년 작곡. 역시 쇼팽의 사후에 출판된 곡으로 사랑스러운 소품이다.
쇼팽의 누나 루드비카의 카탈로그에는 작품의 연대가 1830년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모리스 브라운의 쇼팽 연대 목록에 의하면 1829년이다. 악곡은 크라쿠프의 하벨스키가 처음 출판했다. 구성은 론도풍형식으로 서주 A B A C A B A이다.
제 16번 - E minor (Brown 056) KKlVa-15 (Posth.) 1829년 작곡. 서정적이라기 보다는 차라리 실용 무곡에 가깝다.
1830 년 전후에 작곡되었다고 여겨지는 이 작품은 쇼팽의 사후 19년째 되던 해에 출판되었다. 악곡의 성격은 서정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실용적인 무도곡에 가까운데, 특히 연주 테크닉이 발랄하기 때문에 인기가 있다. 이른바 화려한 왈츠 형태의 선구격이다. 코다가 가장 화려한 효과를 노리고 있다. (번호는 14번이 아니라 16번으로 붙이기도 함)
제 17번 - A minor (Brown 150) KKlVb-11 (Posth.) 작곡년대가 불분명하나 대개 1830년 경으로 보고 있다. 짧은 소곡이다.
브라운에 의하면 샤를로트 드 로스차일드 백작 부인 또는 그 딸을 위해 쓰여진 것으로 보이는데 작곡 연도는 확실치 않지만 1843년 경의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음의 움직임은 단순하지만, 깊은 정취가 가득 담긴 작품이다. 출판은 1955년.
제 18번 - Eb Major (Brown 133) KKlVb-10 (Posth.) 역시 엘스너의 딸 에밀리가 소장한 앨범에서 발견된 소품이다. 1829년 작곡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곡의 악보는 쇼팽의 제자이자 친구인 에밀 가야르의 악보철에 수록되어 있는데, 거기에는 "1840년 7월 20일 파리" 라는 날짜도 적혀있다. 왈츠라는 이름이 붙어있기는 하지만 왈츠 장르의 곡으로 보지 않는 경우도 많아, 악상 표기인 "소스테누토"를 제목으로 한 독립된 소품으로 취급하기도 한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선율이 풍부한 감정에 실려 흐르는 곡이다. 출판은 1955년.
제 19번 - Eb Major (Brown 046) KKlVa-14 (Posth.) 1829년 작곡. 위 두 곡과 마찬가지로 에밀리의 앨범에서 발견되었다.
이 왈츠도 장조와 마찬가지로 엘스너의 딸 에밀리가 소장한 악보철에서 발견된 작품이다. 작곡한 날짜는 쇼팽의 누나 루드비카의 작품 목록에 기재되어있다. 작곡은 1829~30년. 출판은 1902년. 번호를 왈츠 18번, 19번이라 하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