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
거룩한 공의회
CONSTITUTIO DE SACRA LITURGIA SACROSANCTUM CONCILIUM
1963. 12. 4.
김종수 신부 번역
차례 |
서론 |
2. 교회 신비 안의 전례 위치 3. 전례 헌장과 다른 예법들 4.합법적으로 인정된 모든 예법의 존중 |
제1장 거룩한 전례의 쇄신과 증진을 위한 일반 원칙 |
I. 거룩한 전례의 본질과 교회 생활에서 차지하는 그 중요성 |
6. 전례 안에서 실현되는 교회의 지속적인 구원 활동 7. 전례 안의 그리스도의 현존 8. 지상 전례와 천상 전례 9.전례가 교회의 유일한 활동은 아니다 10. 전례는 교회 생활의 정점이며 원천이다 11.개인의 자세 12. 전례와 개인 기도 13. 전례와 신심 행위 |
II. 전례 교육과 능동적 참여의 촉진 |
15. 전례 교수 양성 16. 전례 교육 17. 사제 후보자의 전례 교육 18. 사제들의 전례 교육 19. 신자들의 전례 교육 20. 시청각 매체와 전례 |
III. 거룩한 전례의 쇄신 |
가) 일반 규범 22. 전례 규정은 교계의 권한 23. 전통과 진보 24. 성서와 전례 25. 예식서의 개정 나) 교계와 공동체의 고유 행위로서 전례의 특성에 따른 규범 27. 공동체 거행의 우위 28. 전례 거행의 임무 30. 신자들의 능동적 참여 32. 전례와 사회적 신분 다) 전례의 교육적 사목적 특성에 따른 규범 34. 예식의 조화 35. 성서, 설교, 전례적 교리교육 36. 전례 언어 라) 민족의 특성과 전통에 대한 적응 규범 40. 교구와 본당 사목구의 전례 적응 절차 |
IV. 교구와 본당의 전례 생활 증진 |
V. 전례적 사목 활동의 증진 |
44. 전국 전례위원회 45. 교구 전례위원회 46. 다른 위원회들 |
제2장 성체성사의 지성한 신비 |
47. 미사와 파스카 신비 48. 신자들의 능동적인 미사 참여 50. 미사 통상문의 개정 51. 미사의 더욱더 풍부한 성서 활용 52. 강론 53. 공동 기도 또는 신자들의 기도 54. 미사에서 사용하는 라틴어와 모국어 55. 양형 영성체 56. 미사의 단일성 57. 공동 집전 |
제3장 다른 성사와 준성사 |
59. 성사의 본질 60. 준성사 62. 성사 예식의 개정 필요성 63. 언어 64. 세례 준비기 65. 세례 예식의 개정 71. 견진 예식의 개정 72. 고해 예식의 개정 73. 병자성사 76. 서품 예식의 개정 77. 혼인 예식의 개정 79. 준성사의 개정 80. 수도 서원 81. 장례식의 개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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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성무일도는 그리스도와 교회의 기도 86. 성무일도의 사목적 가치 88. 전통적인 구조의 개정 89. 성무일도의 개정 규범 90. 신심의 원천인 성무일도 91. 시편의 배치 92. 독서의 정리 93. 찬미가의 개정 94. 기도 시간 95. 성무일도의 의무 99. 성무일도의 공동 거행 100. 신자들의 성무일도 참여 101. 성무일도의 언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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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전례 주년의 의미 107. 전례 주년의 개정 109. 사순 시기 111. 성인들의 축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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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성음악의 품위 113. 장엄 전례 115. 음악 교육 116. 그레고리오 성가와 다성 음악 118. 대중 성가 119. 선교 지역의 성음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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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성미술의 품위 123. 미술 양식의 자유 128. 성미술에 관한 법규 개정 129. 성직자의 성미술 교육 130. 주교 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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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달력 개정에 관한 선언 예고 기간 |
하느님의 종들의 종 바오로 주교는 거룩한 공의회의 교부들과 더불어 영구적인 기록으로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을 공포한다.
서론
1. 거룩한 공의회(Sacrosanctum Concilium)는 신자들 사이에서 그리스도교 생활을 나날이 발전시키고, 변경할 수 있는 그 제도들을 우리 시대의 요구에 더 잘 적응시키고,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이의 일치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증진하고, 또 모든 이를 교회의 품으로 부르는 데에 이로운 것은 무엇이든 강화하려고 하므로, 특별히 전례의 쇄신과 증진을 위한 배려도 자기 소임으로 여긴다.
교회 신비 안의 전례 위치 2. 실제로 전례를 통하여, 특히 거룩한 성찬의 희생 제사에서 “우리의 구원이 이루어지므로”,1) 전례는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신비와 참 교회의 진정한 본질을 생활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드러내 보이는 데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다. 교회의 특성은 인간적인 동시에 신적이며, 보이면서도 보이지 않는 것을 지니고, 열렬히 활동하면서도 관상에 전념하고, 세상 안에 현존하면서도 다만 나그네인 것이다. 이렇게 교회 안에서 인간적인 것은 신적인 것을 지향하고 또 거기에 종속되며,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을, 활동은 관상을, 현존하는 것은 우리가 찾아가는 미래의 도성을 지향한다.2) 그그러므로 전례는 교회 안에 있는 이들을 날마다 주님 안에서 성전으로, 성령 안에서 하느님의 집으로 세우며 ,3) 그리스도의 완전성에 도달할 때까지 그렇게 한다.4) 전전례는 동시에 놀라운 방법으로 그들에게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힘을 북돋워 주고 또 그렇게 하여 교회를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민족들을 향하여 세워진 깃발로 보여 준다 .5) 그 깃발 아래 하느님의 흩어져 있는 자녀들이 하나로 모여,6) 마침내 한 우리에서 한 목자 아래 있게 될 것이다. .7)
전례 헌장과 다른 예법들 3. 그러므로 거룩한 공의회는 전례의 증진과 쇄신에 대한 다음의 원칙들을 상기시키고 실천 규범들을 제정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원칙들과 규범들 가운데에는 로마 예법과 모든 다른 예법에도 적용할 수 있고 또 적용하여야 할 어떤 것들이 있다. 그렇지만 다음의 실천 규범들은, 바로 사안의 본질상 다른 예법들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들에 대한 것이 아니면, 오로지 로마 예법에 관련되는 것으로 알아들어야 한다.
합법적으로 인정된 모든 예법의 존중 4. 끝으로, 전통을 충실히 따르는 거룩한 공의회는 어머니인 거룩한 교회가 합법적으로 인정된 모든 예법을 동등한 권리와 영예로 존중한다고 선언하며 이 예법들이 앞으로도 보존되고 온갖 방법으로 증진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건전한 전통의 정신에 따라 신중하게 완전히 재검토되어, 새로운 힘으로 현대의 상황과 요구에 부응하게 되기를 바란다.
제1장 거룩한 전례의 쇄신과 증진을 위한 일반 원칙
I. 거룩한 전례의 본질과 교회 생활에서 차지하는 그 중요성
5.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다 구원을 받게 되고 진리를 알게 되기를 바라시며”(1디모 2,4) “예전에는 예언자들을 시켜 여러 번 여러 가지 모양으로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셨으나”(히브 1,1), 때가 차 당신의 아들 곧 사람이 되신 말씀을 보내시고 성령으로 기름을 부으시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마음이 부서진 이들을 고쳐 주도록8) “육신과 영혼의 의사”9)가 되고 하느님과 사람 사이의 중개자가 되게 하셨다.10) 그분의 인성이 말씀의 위격과 결합되어 우리 구원의 도구가 되신 것이다. 그리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 화해의 완전한 보상이 이루어지고, 우리가 하느님께 충만한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11) 인간을 구원하고 하느님께 완전한 영광을 드리는 이 일은 구약의 백성 안에서 하느님의 위업으로 준비되었으며, 주님이신 그리스도께서 특히 당신의 복된 수난과 저승에서 살아나신 부활과 영광스러운 승천의 파스카 신비, “당신의 죽음으로 우리 죽음을 없애시고 부활로 생명을 되찾아 주신”12) 그 신비를 통하여 성취하셨다. 왜냐하면 십자가에서 잠드신 그리스도의 옆구리에서 온 교회의 놀라운 성사가 솟아 나왔기 때문이다. 13)
전례 안에서 실현되는 교회의 지속적인 구원 활동 6.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성부에게서 파견되신 것처럼 그렇게 그리스도께서도 성령으로 충만한 사도들을 파견하시어,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며14) 하느님의 아들께서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 우리를 사탄의 세력과 죽음에서 해방시키시고 15) 아버지의 나라로 옮겨 주셨다는 소식을 알리게 하셨을 뿐 아니라, 그들이 선포하는 구원 활동을 모든 전례 생활의 중심인 희생 제사와 성사들을 통하여 수행하게 하셨다. 그래서 세례를 통하여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에 결합되어,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함께 묻히고, 함께 부활하 며,16) 입양의 성령을 받아 그 성령 안에서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며”(로마 8,15), 또 그렇게 하여 하느님 아버지께서 찾으시는 참된 예배자가 된다17) 이와 비슷하게, 주님의 만찬을 먹을 때마다,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주님의 죽음을 선포한다18) 그래서 교회가 세상에 나타난 성령 강림 날에, “베드로의 말을 믿은 사람들이 세례를 받았다. 그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듣고 서로 도와 주며 빵을 나누어 먹고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며…… 하느님을 찬양하고 모든 백성에게 인심을 얻었다”(사도 2,41-42.47 참조). 그 때부터 교회는 파스카 신비를 거행하기 위하여 한데 모이기를 결코 게을리 한 적이 없었다. “성서 전체에서 그분에 관한 기록을”(루가 24,27) 읽고, “그분 죽음의 승리와 개선을 재현하는 ”19) 성찬례를 거행하고, 동시에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말로 다 할 수 없는 선물을 주시는 하느님께”(2고린 9,15) 감사를 드리고, 성령의 힘으로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고 있다”(에페 1,12).
전례 안의 그리스도의 현존 7. 이토록 큰 일을 완수하시고자 그리스도께서는 언제나 교회에, 특별히 전례 행위 안에 계신다. 그리스도께서는 미사의 희생 제사 안에 현존하신다. “당신 친히 그 때에 십자가에서 바치셨던 희생 제사를 지금 사제들의 집전으로 봉헌하고 계시는 바로 그분께서”20) 집전자의 인격 안에 현존하시고, 또한 특히 성체의 형상들 아래 현존하신다. 당신 능력으로 성사들 안에 현존하시어, 누가 세례를 줄 때에 그리스도께서 친히 세례를 주신다 .21) 당신 말씀 안에 현존하시어, 교회에서 성서를 읽을 때에 당신 친히 말씀하시는 것이다. 끝으로, 교회가 기도하고 찬양할 때에, “단 두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겠다.”(마태 18,20)고 약속하신 바로 그분께서 현존하신다. 참으로 하느님께서 완전한 영광을 받으시고 사람들이 거룩하게 되는 이 위대한 행위에서, 그리스도께서는 가장 사랑하시는 당신 신부인 교회를 언제나 당신과 결합시키시며, 교회는 자기 주님을 부르며 또 주님을 통하여 영원하신 아버지께 예배를 드린다. 그러므로 전례는 당연히 예수 그리스도의 사제직을 수행하는 것이다. 전례 안에서 인간의 성화가 감각적인 표징들을 통하여 드러나고 각기 그 고유한 방법으로 실현되며, 그리스도의 신비체, 곧 머리와 그 지체들이 완전한 공적 예배를 드린다. 따라서 모든 전례 거행은 사제이신 그리스도와 그 몸인 교회의 활동이므로 탁월하게 거룩한 행위이다. 그 효과는 교회의 다른 어떠한 행위와 같은 정도로 비교될 수 없다.
지상 전례와 천상 전례 8. 우리는 이 지상의 전례에 참여하며 나그네들인 우리가 걸어 나아가는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에서 거행되는 천상 전례를 미리 맛본다. 그 곳에서는 그리스도께서 지성소와 참다운 성막의 사제로서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아 계신다 .22) 하늘의 모든 군대와 함께 주님께 영광의 찬미가를 부르며, 성인들을 기억하고 공경하면서 그들의 친교에 참여하기를 바라며, 구세주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생명으로 나타나시고 우리도 그분과 함께 영광 속에 나타날 때까지, 우리는 그분을 기다린다.23)
전례가 교회의 유일한 활동은 아니다 9. 거룩한 전례가 교회 활동의 전부는 아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전례에 나아갈 수 있게 되기 전에 먼저 신앙과 회개로 부름 받아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믿지 않는 분의 이름을 어떻게 부를 수 있겠습니까? 또 들어 보지도 못한 분을 어떻게 믿겠습니까? 말씀을 전해 주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전도자로서 파견받지 않고서 어떻게 전도를 할 수 있겠습니까?”(로마 10,14-15). 그러므로 교회는 믿지 않는 이들에게 구원의 소식을 선포하여, 한 분이신 참 하느님과 그분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자신의 길에서 회개하고 참회를 하게 한다24) 그리고 믿는 이들에게는 언제나 신앙과 참회를 권고하여야 하고, 더 나아가서 성사들을 받도록 준비시켜야 하고, 그리스도께서 명령하신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야 하 고,25) 애덕과 신심과 사도직의 모든 활동으로 그들을 이끌어야 한다. 그러한 활동으로 그리스도 신자들은 이 세상에 매인 것이 아니라 오로지 세상의 빛이 되고 사람들 앞에서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린다는 것이 명백히 드러나야 한다.
전례는 교회 생활의 정점이며 원천이다 10. 그러나 전례는 교회의 활동이 지향하는 정점이며, 동시에 거기에서 교회의 모든 힘이 흘러 나오는 원천이다. 왜냐하면 사도직 활동의 목적이 신앙과 세례를 통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된 모든 이가 한데 모여 교회 한가운데에서 하느님을 찬미하며 희생 제사에 참여하고 주님의 만찬을 먹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전례는 신자들이 “파스카 성사로 힘을 얻어 그 사랑 속에 한 마음이 되도록”26) 촉구하고, “믿음으로 받은 것을 생활로 지키도록 ”27) 기도하며, 주님과 인간의 계약이 성찬례에서 새로워져 신자들을 그리스도께 대한 열렬한 사랑으로 이끌고 불타오르게 한다. 그러므로 전례에서, 특히 성찬례에서, 마치 샘에서처럼, 은총이 우리에게 흘러들고, 또한 교회의 다른 모든 활동이 그 목적으로 추구하는 인간 성화와 하느님 찬양이 가장 커다란 효과로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개인의 자세 11. 그러나 이렇게 완전한 효과를 거두려면, 신자들이 올바른 정신 자세로 거룩한 전례에 참석하여, 자기 마음을 목소리에 맞추어, 천상 은총을 헛되이 받지 않도록28) 은총에 협력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거룩한 목자들은 전례 행위에서 유효하고 정당한 거행을 위한 법규를 준수할 뿐 아니라 신자들이 잘 알고 능동적으로 또 효과적으로 전례에 참여하도록 돌보아야 한다.
전례와 개인 기도 12. 그렇지만 영성 생활은 오로지 거룩한 전례의 참여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실제로 그리스도인은 공동으로 기도하도록 부름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또한 자기 골방에 들어가 보이지 않는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하여야 하며 ,29) 더욱이 사도의 가르침에 따라 끊임없이 기도하여야 한다.30) 예수님의 죽음을 언제나 우리 몸에 지니고 다녀 우리의 죽을 몸에서 예수님의 삶이 드러나도록 하여야 한다고31) 우리는 같은 사도에게서 배운다. 그러므로 우리는 미사의 희생 제사에서 주님께 “거룩한 제물의 봉헌을 받아들이시어, 우리 자신도 영원한 제물”이 되게 하여 주시도록 기도한다.32)
전례와 신심 행위 13. 그리스도교 백성의 신심 행위는 교회의 법률과 규범에 부합하는 한 적극 장려되며, 특히 사도좌의 명령에 따라 이루어질 때에 그러하다. 또한 주교들의 명령에 따라 그리고 합법적으로 승인된 관습이나 예식서에 따라 거행되는 개별 교회의 거룩한 행위는 특별히 존중된다. 그러나 거룩한 전례는 그 본질상 이러한 신심 행위를 훨씬 앞서 가는 것이므로, 전례 시기를 고려하여, 그러한 행위들은 어느 모로든 전례에서 이끌어 내고 백성을 전례로 이끌어들여 전례와 조화를 이루도록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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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전례 교육과 능동적 참여의 촉진
14. 어머니인 교회는 모든 신자가 전례 거행에 의식적이고 능동적이고 완전한 참여를 하도록 인도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한 참여는 전례 자체의 본질에서 요구되는 것이다. “선택된 민족, 왕의 사제, 거룩한 겨레, 하느님의 소유가 된 백성”인(1베드 2,9; 2,4-5 참조) 그리스도인은 세례의 힘으로 그 참여에 대한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 거룩한 전례의 쇄신과 증진에서는 온 백성의 완전하고 능동적인 참여를 위하여 최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한 참여는 신자들이 거기에서 실제로 그리스도 정신을 길어 올리는 첫째 샘이며 또 반드시 필요한 샘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영혼의 목자들은 모든 사목 활동에서 마땅한 교육을 통하여 이를 성실히 추구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참여가 실현될 수 있도록 먼저 영혼의 목자들이 전례의 정신과 힘에 완전히 젖어들고 또 전례의 스승이 되지 못한다면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으므로, 무엇보다도 성직자의 전례 교육에 대한 배려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므로 거룩한 공의회는 다음과 같이 결정한다.
전례 교수 양성 15. 신학교, 수도자 신학원, 대학 신학부에서 거룩한 전례학을 가르치도록 임명된 교수들은 자기 임무를 위하여 이러한 특수 목적으로 설치된 교육 기관에서 제대로 훈련을 받아야 한다.
전례 교육 16. 거룩한 전례에 관한 학문은 신학교와 수도자 신학원의 필수 전공 과목이어야 하고, 대학 신학부에서는 주요 과목이어야 하며, 또한 신학, 역사, 영성, 사목, 법률의 측면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더 나아가서 다른 학과들, 특히 교의 신학, 성서, 영성 신학, 사목 신학의 교수들은 각 과목의 고유한 내적 요구에 따라 그리스도의 신비와 구원 역사를 밝혀, 거기에서부터 그 학과들과 전례의 관련성 그리고 사제 양성의 일관성을 명백히 제시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사제 후보자의 전례 교육 17. 성직자들은 신학교와 수도자 신학원에서 거룩한 예식들을 이해하고 거기에 온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적당한 지도를 받고 또 거룩한 신비의 거행 자체와 거룩한 전례 정신에 젖은 다른 신심 행위를 통하여 영성 생활의 전례 교육을 받아야 한다. 또한 전례 법규를 준수하도록 배워 신학교와 수도자 신학원의 생활이 완전히 전례 정신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사제들의 전례 교육 18. 주님의 포도밭에서 이미 일하고 있는 사제들은 재속 사제이든 수도 사제이든 적절한 모든 수단의 도움을 받아, 거룩한 예식 안에서 수행하는 것들을 언제나 더욱 충분히 이해하고 전례 생활을 해 나가며, 자기에게 맡겨진 신자들과 함께 그 삶을 나누어야 한다.
신자들의 전례 교육 19. 영혼의 목자들은 부지런히 또 꾸준히 신자들의 전례 교육에 힘써, 그들의 연령, 신분, 생활 방식, 종교적 교양의 정도에 따라, 내적 외적으로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하여야 한다. 그럼으로써 목자들은 하느님 신비의 충실한 분배자로서 주요 임무의 하나를 완수하는 것이다. 또한 목자들은 이러한 일에서 말로만이 아니라 모범으로도 자기 양 떼를 이끌어야 한다.
시청각 매체와 전례 20. 라디오와 텔레비전 방송을 통한 거룩한 예식의 중계는, 특히 미사 성제의 거행에 관한 중계는 주교가 이 임무를 위하여 지명한 적절한 인물의 지도와 보증으로 신중하게 또 품위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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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거룩한 전례의 쇄신
21. 거룩한 어머니인 교회는 그리스도교 백성이 거룩한 전례에서 풍성한 은총을 더욱 확실히 받도록 전례 자체의 전면 쇄신을 적극 추진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전례는 신적 제정으로서 변경할 수 없는 부분과, 변경할 수 있는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시대의 흐름으로, 전례 자체의 가장 깊은 본질에 잘 부합되지 못하는 것들이 그 안에 잘못 끼여들었거나 또는 덜 적합해진 것들이 있다면 바꿀 수 있고 바꾸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쇄신에서 전례문과 예식은 그것이 뜻하는 거룩한 것들을 더욱 분명하게 표현하도록 정리되어야 한다. 또한 그리스도교 백성이 될 수 있는 대로 그것들을 쉽게 깨닫고, 공동체 고유의 전례 거행에 온전히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거룩한 공의회는 한층 더 일반적인 이 규범들을 제정한다.
가) 일반 규범
전례 규정은 교계의 권한 22. 1) 거룩한 전례를 규정하는 것은 오로지 교회의 권위에만, 곧 사도좌와 법 규범에 따라 주교에게 매여 있다. 2) 법으로 허용된 권한에 따라 일정한 범위 안에서 전례에 관한 규정은 합법적으로 구성된 다양한 관할 지역 주교회의에도 달려 있다.* 3) 그러므로 다른 그 누구도 비록 사제일지라도 결코 자기 마음대로 전례에 어떤 것을 더하거나 빼거나 바꾸지 못한다.
전통과 진보 23. 건전한 전통을 보존하면서 올바른 진보의 길을 열어 가려면 재검토할 전례의 각 부분에 대하여 면밀한 신학적 역사적 사목적 연구가 언제나 선행되어야 한다. 그 위에 전례 정신과 구조의 일반 법칙은 물론 최근의 전례 쇄신과 여러 곳에 부여된 특전에서 나오는 경험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회에 참으로 확실한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개혁을 하지 말아야 하며, 새로운 형식들이 기존 형식들에서 유기적으로 어떻게든 발전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될 수 있는 대로 인접 지역들 사이의 예식에 두드러진 차이가 나지 않도록 삼가야 한다.
성서와 전례 24. 성서는 전례 거행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성서에서 독서들을 봉독하고 강론으로 해설하고 시편을 노래하며, 성서의 영감과 감동에서 전례의 간구와 기도와 성가가 울려 퍼지고, 또한 전례 행위와 표징들이 성서에서 그 의미를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룩한 전례의 쇄신과 발전과 적응을 촉진하려면, 동방과 서방 예법들의 전통이 증명하는 대로, 성서에 대한 저 감미롭고 생생한 애정을 증진하여야 한다.
예식서의 개정 25. 예식서들이 무엇보다 먼저 개정되어야 한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 전문가들을 동원하고 주교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나) 교계와 공동체의 고유 행위로서 전례의 특성에 따른 규범
26. 전례 행위는 사적인 행위가 아니라 “일치의 성사”인 교회, 곧 주교 아래 질서 있게 모인 거룩한 백성인 교회의 예식 거행이다.33) 그러므로 이 행위는 교회의 몸 전체에 관련되고 그 몸을 드러내며 영향을 끼친다. 교회의 각 지체는 위계와 임무와 실제 참여의 차이에 따라 각기 다른 모양으로 관여한다.
공동체 거행의 우위 27. 예식이 그 고유한 본질에 따라 많은 신자들의 참석과 능동적인 참여와 더불어 공동 거행으로 이루어질 때마다, 될 수 있는 대로, 이 공동 거행이 개별적이고 거의 사적인 거행보다 낫다는 것을 강조하여야 한다. 그것은 특히 미사 거행과 성사 집전에 해당된다. 다만 모든 미사의 공적 사회적 본질은 언제나 보존된다.
전례 거행의 임무 28. 전례 거행에서는 누구나 교역자든 신자든 각자 자기 임무를 수행하며 예식의 성격과 전례 규범에 따라 자기에게 딸린 모든 부분을 또 그것만을 하여야 한다.
29. 또한 복사, 독서자, 해설자와 성가대원은 진정한 전례 봉사 직무를 수행한다. 따라서 그들에게 하느님의 백성이 당연히 요구하는 이토록 위대한 봉사 직무에 맞갖은 그러한 깊은 신심과 바른 질서로 자기 임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그들이 전례 정신을 자기 나름으로 열심히 익히고 자기 역할을 바르게 제대로 수행하도록 교육하여야 한다.
신자들의 능동적 참여 30. 능동적 참여를 증진하도록, 백성의 환호, 응답, 시편 기도, 따름 노래, 성가와 함께 행동이나 동작과 자세를 중시하여야 한다. 또한 거룩한 침묵도 제때에 지켜야 한다. 31. 예식서의 개정에서는 예규에 신자들의 역할을 마련하도록 진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전례와 사회적 신분 32. 전례에서는, 전례의 임무와 성품에서 나오는 구별 그리고 전례법의 규범에 따라 국가 권위에 주어지는 영예 이외에는, 의전에서든 겉 치레에서든 어떤 개인의 지위나 신분도 인정하지 않는다.
다) 전례의 교육적 사목적 특성에 따른 규범
33. 거룩한 전례는 주로 존엄하신 하느님께 대한 예배이지만, 신자 백성에 대한 풍부한 교육도 포함하고 있다.34) 왜냐하면 전례 안에서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에게 말씀하시며 그리스도께서 여전히 복음을 선포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백성은 하느님께 때론 노래로 때론 기도로 응답한다. 더욱이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회중을 지휘하는 사제가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는 거룩한 백성 전체와 둘러선 모든 이의 이름으로 바쳐진다. 그리고 거룩한 전례에서 볼 수 없는 신적 사물을 표시하고자 사용하는 가시적 표징들은 그리스도께서 또는 교회가 선택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교훈을 주려고 기록된 것”(로마 15,4)을 봉독할 때만이 아니라 교회가 기도하거나 노래하거나 행동할 때에도 참여자들의 신앙이 길러지고 하느님께 마음이 들어 높여져, 하느님께 마땅한 예배를 드리고 하느님의 은총을 더욱 풍부히 받게 한다. 그러므로 개혁을 할 때에는 다음의 일반 규범들이 준수되어야 한다.
예식의 조화 34. 예식은 고귀한 단순성으로 빛나야 하고, 간단 명료하여야 하고, 쓸데없는 반복을 삼가야 하며, 신자들의 이해력에 맞추어 전체적으로 많은 설명이 필요 없게 하여야 한다.
성서, 설교, 전례적 교리교육 35. 전례 안에서 예식과 말씀이 긴밀히 결합되어 있다는 것이 명백히 드러나도록, 1) 전례 거행에 더 풍부하고 더 다양하고 더욱 적합한 성서 봉독이 마련되어야 한다. 2) 강론은 전례 행위의 한 부분이므로, 예식이 허락한다면, 더 알맞은 자리가 예규에도 명시되어야 한다. 또한 설교의 직무는 가장 충실하고 바르게 이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설교는 주로 성서와 전례의 샘에서 길어 올려야 한다. 이는 구원의 역사 곧 그리스도의 신비 안에서 이루어진 하느님의 놀라운 일들을 선포하는 것이다. 그 신비는 우리 가운데에 특히 전례 거행 안에 언제나 현존하고 또 작용한다. 3) 전례의 더 직접적인 교리교육도 모든 방법으로 깊이 있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예식 자체 안에서 사제나 관련 봉사자가, 오로지 더 적절한 때에만, 미리 쓰여진 말이나 비슷한 말로 짤막한 권고를 하도록 준비하여야 한다. 4) 말씀 전례는 대축일 전야에, 대림 시기와 사순 시기의 어떤 평일에, 그리고 주일과 축일에, 특히 사제가 없는 곳에서 장려되어야 한다. 그러한 경우에는 부제나, 주교에게서 위임을 받은 다른 사람이 인도하여야 한다.
전례 언어 36. 1) 라틴어의 사용이, 특수법은 유지되지만, 라틴 예법에서 보존되어야 한다. 2) 그러나 미사 또는 성사 집전 또는 전례의 다른 부분에서 드물지 않게 모국어의 사용이 백성에게 크게 유익할 수 있으므로, 더 많은 여지가 거기에 부여될 수 있다. 주로 독서, 권고, 어떤 기도문과 노래에서, 이 일에 관하여 다음 장들에서 낱낱이 세워지는 규범에 따라 그러할 수 있다. 3) 이러한 규범을 준수하며, 관할 지역의 교회 권위는 제22항 2)의 규정에 따라, 또한 사정이 요구한다면, 동일 언어를 사용하는 인접 지역 주교들과 협의를 가져, 모국어의 사용과 방법에 대하여 결정하고, 사도좌의 승인 또는 추인을 받아야 한다. 4) 전례에서 사용할 라틴어 본문의 모국어 번역은 위 규정에 따라 관할 지역 교회 권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라) 민족의 특성과 전통에 대한 적응 규범
37. 교회는신앙이나 공동체 전체의 선익에 관련되지 않는 일에서, 엄격한 형식의 통일성을 적어도 전례에서는 강요하고자 하지 않는다. 오히려 여러 민족과 인종의 정신적 유산과 자질을 계발하고 향상시킨다. 그리고 민족들의 풍습에서 미신이나 오류와 끊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아니면 무엇이든 호의로 존중하고, 또 할 수 있다면, 고스란히 보존하며, 더욱이 참되고 올바른 전례 정신에 부합하기만 하면 때때로 전례 자체에 받아들인다.
38. 로마예법의 실질적 통일성이 보존된다면, 여러 집단, 지역, 민족 들을 위하여, 특히 선교 지역에서는, 정당한 다양성과 적응의 여지가 남겨져야 한다. 예식서들을 개정할 때에도 그러하다. 이는 예식의 구성과 예규 작성에서도 적절히 유의하여야 한다.
39. 예식서들의 표준판에 제시된 한계 안에서, 특히 성사들의 집전, 준성사, 행렬, 전례 언어, 성음악과 성미술에 관한 적응들을 결정하는 것은 제22항 2)의 규정에 따라 관할 지역 교회 권위의 소임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헌장에 있는 근본 규범에 따라야 한다.
교구와 본당 사목구의 전례 적응 절차 40. 그러나 다양한 지역과 환경에서 전례의 더 깊은 적응, 따라서 더 어려운 적응이 요구될 때에는, 1) 제22항 2)의 규정에 따라 관할 지역 교회 권위는 이 일에서 무엇을 각 민족의 전통과 특성에서 적절히 하느님 예배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진지하고 신중하게 숙고하여야 한다. 유익하다거나 필요하다고 판단된 적응들은 사도좌에 제출하여 그 동의에 따라 도입하여야 한다. 2) 그러나 적응이 반드시 주도면밀하게 이루어지도록, 관할 지역 교회 권위는 사도좌에서 특별 권한을 받아, 사정에 따라, 적응에 적절한 어떤 단체 안에서 일정 기간 필요한 예비 실험을 허용하고 지도하여야 한다. 3) 전례 법규는 흔히 적응과 관련하여 특히 선교 지역에서 특수한 어려움들이 따르므로, 관련 문제에 대한 전문가들이 그 법규 제정에 참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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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교구와 본당의 전례 생활 증진
41. 자기 양 떼의 대사제로서, 그리스도 안에서 살아가는 그 신자들의 생활은 어느 모로 그 주교에게서 나오고 그 주교에게 달려 있다. 그러므로 모든 이는 주교를 중심으로 한 교구의 전례 생활, 특히 주교좌 성당의 전례 생활을 중시하여야 한다. 주교가 자기 사제단과 성직자들과 더불어 주재하는 전례 거행들, 특히 하나인 제대에서 하나의 기도로 거행되는 동일한 성찬례에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 전체가 충만하게 능동적으로 참여할 때에 교회의 탁월한 현현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확신하여야 한 다.35)
42. 주교는 자기 교회 안에서 자기 자신이 언제나 어디에서나 모든 양 떼를 지휘할 수는 없으므로, 반드시 신자들의 집단을 조직하여야 한다. 그 가운데에서 주교를 대신하는 사목자 아래에 지역적으로 조직된 본당 사목구가 가장 중요하다. 본당은 전세계에 세워진 가시적인 교회를 어느 정도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본당 사목구의 전례 생활과 주교에 대한 그 관계가 신자들과 성직자들의 정신과 실천에서 증진되어야 한다. 또한 본당 사목구의 공동체 의식이 특히 주일 미사의 공동 거행에서 꽃피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V. 전례적 사목 활동의 증진
43. 거룩한 전례를 증진하고 쇄신하는 열성은 마땅히 우리 시대에 하느님께서 섭리하시는 안배의 표징으로 또 성령께서 당신의 교회 가운데를 지나가시는 움직임으로 여겨진다. 이는 교회의 생활, 더 나아가서 이 현대의 전체적인 종교적 사고와 행동 방식을 두드러지게 하는 고유한 특징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전례적 사목 활동을 교회 안에서 더욱더 증진하도록 거룩한 공의회는 결정한다.
전국 전례위원회 44. 제22항 2)의 규정에 따라 관할 지역 교회 권위는 전례학, 성음악, 성미술과 사목 문제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례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 유익하다. 이 위원회는, 될 수 있는 대로, 사정에 따라 이 문제에 뛰어난 평신도들도 배제되지 않은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어떤 사목적 전례 연구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 위원회의 소임은 위에 말한 관할 교회 권위의 지도를 받아 자기 지역의 전례 사목 활동을 조정하고, 사도좌에 제출할 적응 문제를 다룰 때마다 필요한 연구와 실험을 추진하는 일이다.
교구 전례위원회 45. 같은 이유로, 각 교구에는 주교의 지도를 받아 전례 활동을 증진하기 위하여 거룩한 전례에 관한 위원회가 있어야 한다. 때로는 여러 교구가 함께 협의하여 전례 문제를 촉진하는 하나의 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 유익할 수 있다.
다른 위원회들 46. 전례에 관한 위원회 외에 어느 교구에든 될 수 있는 대로 성음악과 성미술에 관한 위원회들도 구성되어야 한다. 이 세 위원회들이 힘을 합쳐 노력하여야 할 필요가 있고, 더 나아가서는 드물지 않게 하나의 위원회로 통합하는 것이 알맞을 것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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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성체성사의 지성한 신비
미사와 파스카 신비 47. 우리 구세주께서는 팔리시던 그 밤에 최후 만찬에서 당신 몸과 피의 성찬의 희생 제사를 제정하셨다. 이는 다시 오실 때까지 십자가의 희생 제사를 세세에 영속화하고, 또한 그 때까지 사랑하는 신부인 교회에 당신 죽음과 부활의 기념제를 맡기시려는 것이었다. 이 제사는 자비의 성사이고 일치의 표징이고 사랑의 끈이며,1) 그 안에서 그리스도를 받아 모시어, 마음을 은총으로 가득 채우고 우리가 미래 영광의 보증을 받는2) 파스카 잔치이다.
신자들의 능동적인 미사 참여 48. 그러므로 교회는 그리스도 신자들이 이 신앙의 신비에 마치 국외자나 말 없는 구경꾼처럼 끼여 있지 않고, 예식과 기도를 통하여 이 신비를 잘 이해하고 거룩한 행위에 의식적으로 경건하게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깊은 관심과 배려를 기울인다. 신자들은 하느님 말씀으로 교육을 받고, 주님 몸의 식탁에서 기운을 차리고, 하느님께 감사하고, 사제의 손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사제와 하나 되어 흠 없는 제물을 봉헌하면서 자기 자신을 봉헌하는 법을 배우고, 중개자이신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날이 갈수록 하느님과 일치하고 또 서로서로 일치하 여3) 하느님께서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이 되시도록 하여야 한다.
49.그러므로 미사의 희생 제사가 그 예식의 형식까지도 충만한 사목적 효과를 얻도록, 거룩한 공의회는 백성과 함께 거행하는 미사, 특히 주일과 의무 축일의 미사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결정한다.
미사 통상문의 개정 50. 미사 통상문은 각 부분의 고유한 본질과 상호 연관성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고, 또한 신자들의 경건하고 능동적인 참여가 더 쉽게 이루어지도록 개정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예식은 그 본질 내용을 올바로 보존하면서도 더욱 단순화되어야 하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중복된 것이나 덜 유익하게 덧붙여진 것은 삭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시대의 변천으로 없어졌던 어떤 것들도 적절하고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면, 교부들의 옛 규범에 따라 복구되어야 한다.
미사의 더욱더 풍부한 성서 활용 51. 하느님말씀의 더욱 풍성한 식탁을 신자들에게 마련하여 주도록 성서의 보고를 더 활짝 열어, 일정한 햇수 안에 성서의 더 중요한 부분들이 백성에게 봉독되어야 한다.
강론 52. 전례 주년의 흐름을 통하여 거룩한 기록에 따라 신앙의 신비들과 그리스도인 생활의 규범들을 해설하는 강론은 전례 자체의 한 부분으로서 크게 권장된다. 더더군다나 주일과 의무 축일에 백성과 함께 거행하는 미사에서는 중대한 이유 없이 강론이 생략되어서는 안 된다. .
공동 기도 또는 신자들의 기도 53. ‘공동 기도’ 또는 ‘신자들의 기도’가 복음과 강론 다음에, 특히 주일과 의무 축일에 복구되어야 한다. 백성은 이 기도에 참여하여, 거룩한 교회를 위하여, 우리를 권력으로 다스리는 사람들을 위하여, 온갖 곤경에 짓눌리는 이들을 위하여, 모든 사람과 온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간청하여야 한다.4)
미사에서 사용하는 라틴어와 모국어 54. 이 헌장 제36항의 규범에 따라, 백성과 함께 거행하는 미사에서, 특히 독서들과 ‘공동 기도’에서 그리고 지역 상황에 따라 백성과 관련된 부분들에서도 모국어에 알맞은 자리가 주어질 수 있다. 그러나 신자들이 라틴어로도 자기들과 관련된 미사 통상문의 부분들을 외우거나 노래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그러나 만일 미사에서 더 광범위한 모국어 사용이 적절하다고 보이는 곳에서는, 이 헌장 제40항의 규정이 준수되어야 한다.
양형 영성체 55. 사제의영성체 후에 신자들이 같은 희생 제사에서 주님의 몸을 받아 모시는 더욱 완전한 저 미사 참여는 크게 권장된다. 양형 영성체는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세워진 확고한 교리 원칙으로5) 사도좌에서 규정한 경우에 주교들의 판단에 따라, 성직자들과 수도자들은 물론 평신도들에게도 허락될 수 있다. 예컨대, 수품자가 자기 서품 미사에서, 서원자가 자기 수도 서원 미사에서, 새 신자가 세례에 이어지는 미사에서 그러할 수 있다.
미사의 단일성 56. 어느 모로든 미사가 구성되는 두 부분, 곧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는 서로 밀접히 결합되어 있어 하나의 예배 행위를 이룬다. 따라서 거룩한 공의회는 영혼의 목자들이 교리교육의 전수에서 신자들이 특히 주일과 의무 축일에 미사 전체에 참여하도록 열심히 가르치기를 강력히 권고한다.
공동 집전 57. 1) 사사제직의 단일성이 적절히 드러나는 공동 집전은 서방이나 동방의 교회 안에 지금까지도 관습으로 남아 있다. 그러므로 공동 집전의 권한을 다음의 경우들에까지 확장한다고 공의회는 결정한다. ① 가. 주님 만찬 성목요일의 성유 축성 미사와 저녁 미사, ① 나. 공의회, 주교회의, 시노드의 미사, ① 다. 대수도원장 축복 미사, ② 그 밖에, 공동 집전의 적합성을 판단할 소임이 있는 직권자의 허가를 받아, ' 가. 신자들의 선익이 참석한 모든 사제의 개별 집전을 요구하지 않을 때에, 수도원 같은 곳의 의무 공동 미사와 성당의 중심 미사, ' 나. 재속 사제든 수도 사제든 각종 사제 회의의 미사. 2) ① 그러나 교구에서 공동 집전의 규율을 지도하는 일은 주교에게 달려 있다. ② 언제나 어느 사제에게든 미사를 개별적으로 거행할 권한이 있지만, 동일한 시간에 동일한 성당에서는, 또 주님 만찬 성목요일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58. 새로운 공동 집전 예식을 만들어, 「주교 예식서」와 「로마 미사 전례서」에 수록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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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다른 성사와 준성사
성사의 본질 59. 성사는 인간의 성화와 그리스도 몸의 건설, 그리고 하느님께 드리는 예배를 지향하며, 표징들로서 교육에도 기여한다. 성사는 신앙을 전제할 뿐 아니라 말씀과 사물로 신앙을 기르고 굳건하게 하고 드러낸다. 그래서 신앙의 성사들이라고 한다. 성사는 참으로 은총을 가져다 주며, 그 집전은 신자들이 그 은총을 알차게 받고 하느님을 바로 예배하며 사랑을 실천하도록 매우 잘 준비시켜 준다. 그러므로 신자들이 성사의 표징들을 쉽게 이해하고 또한 그리스도인 생활을 살찌우도록 제정된 이 성사들을 열심히 자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준성사 60. 그 밖에 어머니인 교회는 준성사들을 제정하였다. 준성사는 어느 정도 성사들을 모방하여 특히 영적 효력을 교회의 간청으로 얻고 이를 표시하는 거룩한 표징들이다. 이를 통하여 사람들은 성사들의 뛰어난 효과를 받도록 준비되고, 생활의 여러 환경이 성화된다.
61. 성사와 준성사의 전례는 잘 준비된 신자들에게 생활의 거의 모든 사건이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의 파스카 신비에서 흘러 나오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성화되게 한다. 이 신비에서 모든 성사와 준성사가 그 효력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또한 거의 모든 사물을 목적에 맞게 올바로 사용하면 인간 성화를 이루고 하느님을 찬양하게 되어 있다.
성사 예식의 개정 필요성 62.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성사들과 준성사들의 예식에 그 본질과 목적이 우리 시대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 어떤 것들이 끼여들어 왔고, 또한 실제로 어떤 것들은 우리 시대의 요구에 적응시킬 필요가 있기에, 거룩한 공의회는 그 개정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결정한다.
언어 63. 드물지 않게 성사들과 준성사들의 집전에서 백성에게 모국어의 사용이 매우 유익할 수 있으므로, 다음 규범에 따라 여기에 더욱 폭넓은 자리가 주어져야 한다. 가. 성사들과 준성사들의 집전에서 제36항의 규범대로 모국어가 사용될 수 있다. 나. 「로마 예식서」 신판에 따라, 이 헌장의 제22항 2)의 규정대로 관할 지역 교회 권위는 각 지역의 필요에 또 언어에 관한 것도 적응시킨 개별 예식서들을 무엇보다도 먼저 마련하고 사도좌의 승인을 받아 그 관할 지역에서 사용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예식서나 개별 예식 전집의 편찬에서는 「로마 예식서」의 각 예식 앞에 수록된 사목적 예규적 지시들 또는 특별한 사회적 중요성을 지닌 지시들을 생략하여서는안 된다.
세례 준비기 64. 여러 단단계로 나뉘어 있는 어른들의 세례 준비기를 복구시켜, 지역 직권자의 판단에 따라 사용하도록 하여야 한다. 적절한 교리교육을 위하여 지정된 세례 준비기의 시간은 계속 이어지는 시기에 거행되는 거룩한 예식들로 성화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세례 예식의 개정 65. 선교 지역에서는 그리스도교 전통에 있는 것들 외에 각 민족의 관습에서 발견되는 입문식의 요소들도, 그리스도교 예식에 적용될 수 있는 데까지, 이 헌장 제37-40항의 규범에 따라 받아들일 수 있다.
66. 두 가지 어른 세례 예식, 곧 간략한 예식과, 복구된 세례 준비기를 고려한 더 성대한 예식을 모두 개정하여야 한다. 「로마 미사 전례서」에는 ‘세례 수여’ 고유 미사를 수록하여야 한다.
67. 어린이 세례 예식을 개정하여, 어린이들의 실제 상황에 적용시켜야 한다. 부모와 대부모의 역할과 그들의 의무가 예식 자체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야 한다.
68. 세례 예식에서는, 지역 직권자의 판단에 따라, 세례 받을 사람이 많을 때에 적용할 예식도 없어서는 안 된다. 또한 특히 선교 지역에서, 교리교사들이 또 일반적으로, 죽을 위험에 있는 사람에게, 사제나 부제가 없을 때에, 신자들이 쓸 수 있는 짧은 세례 예식을 마련하여야 한다.
69. ‘어린이세례에서 생략된 부분을 보완하는 예식’이라 불리는 예식의 자리에, 간략한 예식으로 세례를 받은 어린이가 이미 교회 안에 받아들여졌다는 것을 더 명백히 더 적절히 드러내는 새로운 예식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이미 유효하게 세례를 받고 거룩한 가톨릭으로 회두하는 이들을 위하여, 그들이 교회의 일치 안에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드러내는 새로운 예식이 마련되어야 한다.
70. 세례수는, 부활 시기가 아니라도, 바로 그 세례 예식에서 더 짧은 공인된 양식으로 축복될 수 있다.
견진 예식의 개정 71. 견진 예식 또한 그리스도교 입교 전체와 이 성사의 밀접한 연결이 더욱 명백히 드러나도록 개정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이 성사를 받기 전에 적절히 세례 서약의 갱신이 선행되어야 한다. 견진성사는 적절하다면 미사 중에 수여할 수 있다. 그리고 미사 없는 예식과 관련하여, 그 도입 형태에 따라 쓰일 양식이 마련되어야 한다.
고해 예식의 개정 72. 고해 예식과 기도문은 이 성사의 본질과 효과를 더욱 뚜렷이 드러내도록 개정되어야 한다.
병자성사 73. ‘종부성사’는 또한 더 적절히 ‘병자의 도유’라고 할 수 있으므로, 이는 생명이 위급한 지경에 놓인 사람들만을 위한 성사가 아니다. 그러므로 분명히 이 성사를 받는 적절한 시기는 이미 신자가 질병이나 노쇠로 죽을 위험이 엿보이는 때로 여겨진다.
74. 병자 도유와 노자성체로 분리된 예식 외에, 병자가 고백한 다음에 그리고 노자성체를 모시기에 앞서 도유를 하는 연속 예식을 만들어야 한다.
75. 도유의 횟수는 적절히 적응시켜야 하고, 병자의 도유 예식에 관련된 기도문들을 개정하여, 이 성사를 받는 병자들의 여러 처지에 부응하게 하여야 한다.
서품 예식의 개정 76. 서품 예식은, 의전에 관한 것이든 본문에 관한 것이든, 개정되어야 한다. 모든 서품 또는 축성의 시작 때에 하는 주교의 훈시는 모국어로 할 수 있다. 주교 축성에서는 참석한 모든 주교가 안수를 할 수 있다.
혼인 예식의 개정 77.「로마 예식서」에 있는 혼인 거행 예식은 개정되고 또 더욱 풍요로워져, 성사의 은총이 더 분명하게 드러나고 부부의 임무가 강조되도록 하여야 한다. 혼인성사의 거행에서 “어떤 지역이 다른 훌륭한 풍습이나 의례를 사용하고 있다면, 이를 온전히 보존하기를 거룩한 공의회는 간절히 바란다.”1) 그 밖에 이 헌장 제22항 2)의 규정에 따라 관할 지역 교회 권위에게 제63항의 규범대로 그 지역과 민족의 관습에 알맞은 고유 예식을 작성할 권한이 남겨져 있다. 다만, 주례 사제가 정혼자들의 합의를 요구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법은 확실히 지켜야 한다.
78. 혼인은 관례대로 미사 중에, 곧 복음 봉독과 강론 뒤에 그리고 ‘공동 기도’에 앞서 거행되어야 한다. 신부를 위한 기도는 두 배우자가 상호 신의를 지켜야 할 동등한 의무를 강조하도록 적절히 개정되어야 하며 이는 모국어로 할 수 있다. 그러나 미사 없이 혼인성사가 거행된다면, 예식을 시작할 때에 혼인 미사의 서간과 복음을 봉독하고, 언제나 혼인 축복을 하여야 한다.
준성사의 개정 79. 준성사들은 신자들의 의식적이고 능동적이고 수월한 참여에 대한 첫째 규범을 고려하여 우리 시대의 요구에 알맞게 개정되어야 한다. 제63항의 규범대로 개정될 예식서에는 필요에 따라 새로운 준성사들도 덧붙일 수 있다. 유보된 축복을 극소수로 줄이고, 그것도 주교들과 직권자들에게만 유보되어야 한다. 어떤 준성사들은, 적어도 특수한 사정에서 직권자의 판단에 따라, 적절한 자격을 갖춘 평신도들이 집전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수도 서원 80.「로마 주교 예식서」에 있는 동정녀 봉헌 예식도 개정하여야 한다. 그 밖에 수도 서원 예식과 서원 갱신 예식을 더 큰 통일성과 품위를 갖춘 엄숙한 예식으로 마련하여, 특수법을 지키며, 미사 중에 서원 또는 서원 갱신을 하는 이들이 사용하게 하여야 한다. 수도 서원은 미사 중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례식의 개정 81. 장례식은 그리스도인 죽음의 파스카 성격을 더욱 명백히 드러내야 하며, 각 지역의 환경과 전통에, 또한 전례 색상에 관한 것에도, 더 잘 부응하여야 한다.
82. 어린이의 장례식이 개정되고, 고유 미사도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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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성무일도
성무일도는 그리스도와 교회의 기도 83. 새롭고 영원한 계약의 대사제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인성을 받아들이시어, 천상에서 영원토록 읊어지고 있는 저 찬미가를 이 지상 유배지에 가져오셨다. 그분께서는 온 인류 공동체를 친히 당신께 모아들이시고, 이렇게 하느님을 찬양하는 그 공동체를 찬미의 노래로 당신과 결합시키신다. 저 사제 임무를 바로 당신 교회를 통하여 수행하시므로, 교회는 성찬례의 거행만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도 특히 성무일도를 바침으로써 주님을 끊임없이 찬미하며 온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간청한다.
84. 성무일도는 오랜 그리스도교 전통에 따라 낮과 밤의 모든 흐름이 하느님 찬미를 통하여 성화되도록 이루어져 있다. 그러므로 사제들이 그리고 교회의 규정으로 이 일에 위임된 이들이나 또는 공인된 형식으로 사제와 함께 기도하는 신자들이 놀라운 저 찬미의 노래를 올바로 바칠 때에, 이는 참으로 자기 신랑에게 이야기하는 신부의 목소리이며, 또한 당신 몸과 함께 하느님 아버지께 바치는 그리스도의 기도이다.
85.그러므로 이를 바치는 모든 사람은 교회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며, 또한 신랑이신 그리스도의 드높은 영광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들은 하느님께 찬미를 드리며 어머니인 교회의 이름으로 하느님의 어좌 앞에 서 있기 때문이다.
성무일도의 사목적 가치 86. 거룩한 사목 교역에 헌신하는 사제들은 “끊임없이 기도하여라.”(1데살 5,17 참조) 한 바오로의 권고를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것을 더욱 생생하게 의식하면 의식할수록 더욱 큰 열성으로 시간경의 찬미를 바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사제들이 수고하는 일에는 오로지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요한 15,5)고 하신 주님께서만 성과와 발전을 가져다 주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도들은 부제들을 선임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는 오직 기도와 말씀의 봉사에만 힘쓰겠습니다”(사도 6,4 참조).
87. 그리고 사제들이든 교회의 다른 지체들이든 그 환경에서 성무일도를 더 잘 더 완전히 바치도록, 거룩한 공의회는 다행스럽게도 사도좌에서 착수한 쇄신을 계속해 나가며 로마 예법에 따른 성무일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결정하기로 하였다.
전통적인 구조의 개정 88. 하루의 성화가 성무일도의 목적이므로, 시간경들의 전통적인 흐름은, 될 수 있는 대로, 시간경의 실제 시간에 맞도록 개정되어야 하며, 또한 동시에 특히 사도적 활동에 종사하는 이들이 살아가는 현대 생활의 환경이 고려되어야 한다.
성무일도의 개정 규범 89. 그러므로성무일도의 개정에서는 이 규범들이 준수되어야 한다. 가) 아침기도인 찬미경과 저녁기도인 만과경은, 보편 교회의 존귀한 전통에 따라, 매일 성무일도의 두 축으로서 주요 시간경으로 여겨져야 하고 또 그렇게 거행되어야 한다. 나) 끝기도는 하루의 마침에 잘 어울리도록 개정되어야 한다. 다) 야과경이라고 하는 시간경은, 공동으로 바칠 때에는 밤중 찬미의 성격을 보존하더라도, 하루의 어떤 시간에나 바칠 수 있도록 조절되어야 하고, 더 적은 수효의 시편과 더 긴 독서로 이루어져야 한다. 라) 일시경은 폐지되어야 한다. 마) 공동으로 바칠 때에는, 소시간경들 곧 삼시경, 육시경, 구시경이 유지되어야 한다. 공동으로 바치지 않을 때에는 세 시간경 가운데에서 그 날의 제 시각에 더 적합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신심의 원천인 성무일도 90. 또한 성무일도는 교회의 공적 기도로서 신심의 원천이며 개인 기도의 자양이므로, 사제들과 성무일도에 참여하는 다른 모든 사람은 이를 바치며 마음을 목소리와 조화시키도록 주님 안에서 간곡히 권유한다. 성무일도를 더 잘 바치려면 전례와 성서 특히 시편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개정의 이행에서 저 존귀한 로마 성무일도의 역사적 보고를 열어, 이를 물려받은 사람들이 더 폭넓게 더욱 쉽게 그 보화를 누릴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시편의 배치 91. 시간경의 흐름이 제89항에 제시된 대로 실제로 지켜질 수 있도록, 시편들을 더 이상 한 주간이 아니라 더 긴 주기로 배치하여야 한다. 다행히 이미 시작된 시편집의 개정 작업을 무엇보다 먼저 끝마쳐야 하며, 그리스도교 라틴어의 특색, 노래로도 부르는 시편의 전례 사용, 그리고 라틴 교회의 모든 전통이 고려되어야 한다.
독서의 정리 92. 독서들에 관하여는 다음 사항들이 준수되어야 한다. 가) 성서 봉독은 하느님 말씀의 보화를 더욱더 폭넓고 수월하게 얻을 수 있도록 정리되어야 한다. 나) 교부들, 교회 학자들과 저술가들의 작품에서 발췌한 독서들은 더 잘 선택되어야 한다. 다) 성인들의 수난 기록이나 전기는 역사적 진실성에 부합되어야 한다.
찬미가의 개정 93. 찬미가는, 유익하다고 보이면, 예전의 형태로 복구시키고, 신화 맛이 나거나 그리스도교 신심에 덜 맞는 것은 빼거나 바꾸어야 한다. 또한 적절하다면 찬미가집에 있는 다른 것들도 받아들여져야 한다.
기도 시간 94. 하루를 참으로 성화하고 또 시간경 자체를 영적으로 알차게 바치려면, 각기 법정 시간경의 제 시각에 가장 가까운 시간을 지켜 시간경을 바쳐야 한다.
성무일도의 의무 95. 공동 기도 의무가 있는 공동체들은 공동 미사 이외에 반드시 성무일도를 날마다 공동으로 거행하여야 한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가) 의전 사제들, 수도자들, 법이나 회헌에서 공동 기도의 의무를 진 다른 규율 수도자들의 공동체는 성무일도 전체를 공동으로 바쳐야 한다. 나) 주교좌 의전 사제단이나 다른 사제단은 보편법이나 개별법으로 자기들에게 부과된 성무일도의 부분을 공동으로 바쳐야 한다. 다) 대품을 받았거나 성대 서원을 한, 그 공동체들의 모든 회원은, 평수도자들을 제외하고, 공동으로 바치지 못한 법정 시간경들을 혼자서라도 바쳐야 한다.
96. 공동 기도의 의무가 없는 성직자들은, 대품을 받았다면, 제89항의 규범에 따라, 날마다 합동으로든 혼자서든 성무일도 전체를 바칠 의무가 있다.
97. 성무일도를 다른 전례 행위로 대체하는 적절한 교환은 예규로 규정되어야 한다. 특수한 경우에 또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에, 직권자들은 자기 아랫사람들에게 성무일도를 바칠 의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면제하여 주거나 이를 대체하여 줄 수 있다.
98. 완덕 신신분의 어떠한 단체이든, 회헌에 따라, 성무일도의 어떤 부분들을 바치는 회원들은 교회의 공적 기도를 드리는 것이다. 또한 회헌에 따라, 성무일도의 양식대로 작성되고 법대로 승인을 받은 것이라면 소성무일도를 바칠 때에도 교회의 공적 기도를 드리는 것이다.
성무일도의 공동 거행 99. 성무일도는 하느님을 공적으로 찬미하는 교회 곧 온 신비체의 목소리이므로, 공동 기도의 의무가 없는 성직자들, 특히 공동 생활을 하거나 함께 모인 사제들은 적어도 성무일도의 일부를 합동으로 바치도록 권장된다. 공동으로든 합동으로든 성무일도를 바치는 모든 이는 자기에게 맡겨진 임무를 내적 신심으로 또 외적 행동으로 가장 완전하게 수행하여야 한다. 그 밖에 성무일도는 공동으로든 합동으로든 되도록이면 노래로 바쳐야 한다.
신자들의 성무일도 참여 100. 영혼의 목자들은 주일과 대축일에 주요 시간경 특히 저녁기도를 성당에서 합동으로 바치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또한 평신도들도 사제들과 함께, 또는 자기들끼리 모여서, 아니면 각기 혼자서 성무일도를 바치도록 권장 한다.
성무일도의 언어 101. 1) 라틴 예법의 역사적 전통에 따라, 성직자들은 성무일도에서 라틴어를 보존하여야 한다. 그렇지만 특수한 경우 곧 라틴어의 사용이 성무일도를 제대로 바치지 못하도록 큰 장애가 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성직자들에게 직권자는 제36항의 규범에 따라 만들어진 모국어 번역판의 사용을 허락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2) 완덕 신분 단체의 관할 장상은 봉쇄 수녀들에게, 또는 성직자가 아닌 남녀 회원들에게, 성무일도를 바칠 때에, 공동 거행에서도, 공인된 번역이라면, 모국어의 사용을 허락할 수 있다. 3) 성무일도를 바칠 의무가 있는 성직자는 누구이든 일단의 신자들과 함께 또는 2)에 열거된 이들과 함께, 공인된 번역이라면, 모국어로 성무일도를 거행할 때에 자기 의무를 채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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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전례 주년
전례 주년의 의미 102. 거룩한 어머니인 교회는 한 해의 흐름을 통하여 지정된 날들에 하느님이신 자기 신랑의 구원 활동을 거룩한 기억으로 경축하는 것을 자기 임무라고 여긴다. 주간마다 주일이라고 불린 날에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고, 또 일 년에 한 번 주님의 복된 수난과 함께 이 부활 축제를 가장 장엄하게 지낸다. 한 해를 주기로 하여, 강생과 성탄에서부터 승천, 성령 강림 날까지, 또 복된 희망을 품고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까지 그리스도의 신비 전체를 펼친다. 이렇게 구속의 신비들을 기억하며, 자기 주님의 풍요로운 힘과 공로가 모든 시기에 어떻게든 현존하도록 그 보고를 신자들에게 열어, 신자들이 거기에 다가가 구원의 은총으로 충만해지도록 한다.
103. 그리스도 신비의 이 연례 주기를 지내는 동안, 거룩한 교회는 당신 아드님의 구원 활동과 풀릴 수 없는 유대로 결합되어 있는 천주의 성모 복되신 마리아를 특별한 사랑으로 공경한다. 그분 안에서 교회는 구원의 뛰어난 열매를 경탄하고 찬양하며, 이를테면 그 지순한 표상 안에서 자신이 온전히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열망하는 모습을 기쁨으로 바라본다.
104. 그 밖에 순교자들과 다른 성인들의 기념도 교회는 연례 주기에 넣는다. 그들은 하느님의 온갖 은총을 통하여 완덕에 이르렀고, 이미 영원한 구원을 얻어 천상에서 하느님께 완전한 찬미를 드리며, 우리를 위하여 전구하고 있다. 성인들의 탄일에 교회는 그리스도와 함께 고통을 받고 함께 영광을 받은 성인들 안에서 파스카 신비를 선포하며, 모든 사람을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인도하는 그들의 모범을 신자들에게 보여 주고, 그들의 공로로 하느님의 은혜를 간청하여 받는다.
105. 끝으로 주년의 여러 시기에 전통적인 규율에 따라, 교회는 영혼과 육신의 경건한 훈련, 교화, 기도, 보속과 자선 활동을 통하여 신자들의 교육을 완수한다. 그러므로 거룩한 공의회는 다음과 같이 결정하기로 하였다.
106. 교회는, 사도 전승에 따라, 바로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날에 그 기원을 둔 파스카 신비를 여덟째 날마다 경축한다. 그 날은 당연히 주님의 날 또는 주일이라고 불린다. 실제로 이 날에 그리스도 신자들은 함께 모여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성찬례에 참여하고, 주님이신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과 영광을 기념하며, “우리를 다시 낳아 주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심으로써 우리에게 산 희망을 안겨 주신”(1베드 1,3) 하느님께 감사를 드려야 한다. 그러므로 주일은 최초의 근원적인 축일이다. 신자들의 신심을 일깨워 주는 주일은 또한 즐거움과 휴식의 날이 되도록 강조하여야 한다. 참으로 매우 중요한 것이 아니면, 다른 행사를 결코 주일에 앞세우지 말아야 한다. 주일은 전례 주년 전체의 토대이며 핵심이기 때문이다.
전례 주년의 개정 107. 전례 주년을 재검토하여, 거룩한 시기들의 전통적인 관습과 규율들을 우리 시대의 상황에 따라 보존하거나 복구하고, 그리스도 구속의 신비, 주로 파스카 신비의 거행에서 신자들의 신심을 마땅히 배양하도록 전례 시기의 본질적 특성을 유지하여야 한다. 지역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면 제39항과 제40항의 규범대로 적응이 이루어져야 한다.
108. 신자들의 마음은 먼저, 주년을 통하여 구원의 신비들을 경축하는 주님의 축일들을 지향하여야 한다. 따라서 고유 시기가 성인들의 축일 위에서 적절한 자리를 차지하여, 구원 신비의 완전한 주기가 마땅한 방법으로 기억되도록 하여야 한다.
사순 시기 109. 사순 시기는 두 가지 성격을 지니고 있으므로, 특히 세례의 기억이나 준비를 통하여 또 참회를 통하여 신자들이 더 열심히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기도에 전념하며 파스카 신비의 경축을 준비하게 함으로써, 전례에서나 전례 교리교육에서 이 두 가지 성격이 더욱더 분명하게 제시되어야 한다. 따라서, 가) 사순 시기 전례의 고유한 세례 요소들이 더욱 풍부히 활용되고, 옛 전통에 따라 적절하다면 어떤 요소들을 복구시켜야 한다. 나) 참회의 요소들에 대하여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교리교육에서는 죄의 사회적 결과와 함께, 죄는 하느님께 대한 모욕이므로 이를 멀리하여야 한다는 참회의 저 고유한 본질을 신자들의 마음에 박아 주어야 한다. 또한 참회 행위에서 교회의 역할을 간과하지 말아야 하고, 죄인들을 위한 기도를 촉구하여야 한다.
110. 사순 시기의 참회는 오로지 내적이고 개인적인 것만이 아니라 또한 외적이고 사회적인 참회가 되어야 한다. 참회의 실천은 우리 시대 여러 지역의 가능성과 신자들의 처지에 따라 증진되고, 제22항의 규정대로 관할 권위가 권장하여야 한다. 그러나 파스카 금식재는 거룩한 것으로서 주님의 수난과 죽음의 성금요일에 어디서나 지켜야 하며, 필요에 따라 성토요일까지 연장하여 드높고 열린 마음으로 주님 부활의 기쁨에 이르러야 한다.
성인들의 축일 111. 교회안에서는 전통에 따라 성인들을 공경하고, 그들의 진정한 유해와 성화상도 존중한다. 성인들의 축일은 참으로 그리스도께서 당신 종들 안에서 이루신 놀라운 위업을 선포하고, 신자들에게 본받아야 할 적절한 모범을 제시한다. 성인들의 축일은 구원의 신비 자체를 기억하는 축일보다 앞서지 않도록 하고, 이 가운데 많은 축일은 어떤 개별 교회나 국가나 수도 가족들만 거행하도록 남겨 두고, 참으로 보편적인 중요성을 지닌 성인들을 기념하는 축일들만 보편 교회로 확대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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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성음악
성음악의 품위 112. 온 교회의 음악 전통은, 다른 예술 표현들 가운데에서 매우 뛰어난, 그 가치를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보고이다. 그것은 특히 말씀이 결부된 거룩한 노래로서 성대한 전례의 필수 불가결한 부분을 이루고 있다. 실제로 성서는1) 물론 거룩한 교부들도 성가를 찬사로 드높였고, 현대에서도 비오 10세 성인을 비롯한 교황들도 주님을 섬기는 일에서 성음악의 봉사적 임무를 더욱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그러므로 성음악은 전례 행위와 더욱 밀접히 결합되면 될수록 더더욱 거룩해질 것이다. 성음악은 기도를 감미롭게 표현하거나 또는 한 마음을 이루도록 북돋아 주거나 또는 거룩한 예식을 더욱 성대하고 풍요롭게 꾸며 준다. 그리고 교회는 마땅한 자질을 갖춘 진정한 예술의 모든 형태를 인정하며, 이를 하느님 예배에 받아들이고 있다. 따라서 거룩한 공의회는, 교회 전통과 규율의 규범과 규정들을 지키며, 하느님의 영광과 신자들의 성화라는 성음악의 목적을 고려하여 다음과 같이 결정한다.
장엄 전례 113. 거룩한 교역자들이 참석하고 신자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거룩한 예식들을 장엄하게 노래로 거행할 때에 그 전례 행위는 더욱 고귀한 형식을 갖춘다. 언어 사용에 관해서는 제36항, 미사에 관하여는 제54항, 성사들에 관해서는 제63항, 성무일도에 관하여는 제101항의 규정들이 준수되어야 한다.
114. 성음악의 보고는 극진한 배려로 보존되고 증진되어야 한다. 성가대, 특히 주교좌 성당의 성가대는 꾸준히 육성되어야 한다. 그리고 주교들과 영혼의 다른 사목자들은 노래로 거행되는 어떤 거룩한 예식에서든지 모든 신자 집단이 제28항과 제30항의 규범대로 자기 고유 부분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힘껏 돌보아야 한다.
음악 교육 115. 신학교, 남녀 수도자들의 수련원과 신학원, 또 다른 가톨릭 학교들과 교육 기관들에서는 음악 교육과 실습을 중시하여야 한다. 참으로 이러한 교육을 추진하려면, 성음악을 가르치도록 임명된 교사들을 힘껏 양성하여야 한다. 그 밖에 적절하다면, 성음악 고등 교육 기관의 설립도 권장되어야 한다. 그리고 교회 음악가, 성가대원, 특히 어린이들에게 진정한 전례 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
그레고리오 성가와 다성 음악 116. 그레고리오 성가를 로마 전례의 고유한 성가로 인식하고, 따라서 다른 조건들이 같다면, 전례 행위 안에서 첫 자리를 부여한다. 다른 종류의 성음악, 특히 다성 음악도, 제30항의 규범에 따라, 전례 행위의 정신에 부합한다면, 거룩한 예식의 거행에서 결코 배제되지 않는다.
117. 그레고리오 성가집의 표준판은 보완되어야 한다. 그 밖에 비오 10세 성인의 개혁 이후에 출판된 책들에 대한 비판본들이 더 많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작은 성당들에서 사용하도록 더 단순한 곡들을 담은 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중 성가 118. 예규의 규범과 규정에 따라, 거룩한 신심 행사들에서 그리고 바로 전례 행위 안에서 신자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질 수 있도록, 대중 성가를 적극 장려하여야 한다.
선교 지역의 성음악 119. 어떤 지역, 특히 선교 지역의 민족들은 그들의 종교 사회 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고유한 음악 전통을 지니고 있으므로, 그들의 종교 의식을 형성시키고 또 그들의 특성을 예배에 적응시키려면, 제39항과 제40항의 정신대로, 이 음악에 정당한 평가와 더불어 알맞은 자리를 부여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선교사들의 음악 교육에서는, 될 수 있는 대로, 그 민족의 전통적인 음악을 학교에서나 거룩한 예식에서 장려할 수 있게 되도록 진지하게 배려하여야 한다.
120. 라틴 교회에서 파이프 오르간은 전통적인 악기로서 크게 존중되어야 한다. 그 음향은 교회 의전에 놀라운 광채를 더하고, 마음을 하느님께 드높이 힘차게 들어올릴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악기들은, 제22항 2)와 제37항과 제40항의 규범대로 관할 지역 권위의 판단과 동의에 따라, 거룩한 용도에 적합하거나 적합해질 수 있고, 성전의 품위에 알맞고, 참으로 신자들의 교화에 도움이 된다면, 하느님 예배에 받아들일 수 있다.
121. 음악가들은 그리스도교 정신에 젖어 자신이 성음악을 계발하고 그 보화를 발전시키도록 부름 받았다는 것을 의식하여야 한다. 작곡을 하되, 진정한 성음악의 특성을 염두에 두고, 더 큰 성가대에서 노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작은 성가대에도 알맞고 또한 신자 집단 전체의 능동적인 참여를 돕는 곡들을 만들어야 한다. 성가에 붙여진 가사는 가톨릭 교리에 부합하여야 하며, 주로 성서와 전례의 샘에서 길어 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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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성미술과 성당 기물
성미술의 품위 122. 인간 재능의 가장 고귀한 표현들 가운데에 미술이 아주 당연히 들어가며, 특히 종교 미술 곧 성미술이 그 정점에 있다. 성미술은 그 본질상 인간 작품으로 어느 정도 표현해 보려는, 하느님의 무한한 아름다움을 지향하며, 그 목적은 다름이 아니라 자기 작품으로 인간 정신을 경건하게 하느님께 돌리는 데에 크게 이바지하는 것인 만큼 더욱더 하느님께, 하느님 찬미와 현양에 바쳐진다. 그러므로 거룩한 어머니인 교회는 언제나 미술의 애호자였고, 특히 거룩한 예배와 관련된 사물들이 참으로 품위 있고 어울리고 아름답도록, 또 초월적인 사물의 표지와 상징이 되도록 미술의 고귀한 봉사를 계속 요청하며 또 미술가들을 양성하여 왔다. 더욱이 교회는 마땅히 언제나 그 미술에 대하여 이를테면 평가를 하고, 미술가들의 작품들 가운데에서 무엇이 신앙과 신심에 또 소중하게 전수된 법규에 부합하는지 판단하며, 거룩한 용도에 알맞은 특성들을 분별하여 왔다. 교회는 성당 기물이 품위 있고 아름다운 장식으로 하느님 예배에 도움을 주도록 특별한 열성으로 보살펴 왔다. 그리고 시대의 흐름을 통하여 미술의 발전이 가져온 재료와 형식, 장식의 변화를 받아들인다. 따라서 교부들은 이 일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결정하기로 하였다.
미술 양식의 자유 123. 교회는 어떠한 미술 양식도 자기 고유의 것으로 여기지 않으며, 오로지 민족들의 특성과 환경 그리고 각종 예식의 필요에 따라 각기 그 시대의 양식들을 받아들였으며, 여러 세기의 흐름을 통하여 이루어진 미술의 보화를 온갖 배려로 보존하게 하였다. 또한 우리 시대와 모든 민족과 지역의 미술은, 거룩한 성전과 거룩한 예식에 마땅한 존경과 마땅한 경외로 봉사한다면, 교회 안에서 표현의 자유를 가져야 한다. 이렇게 하여 미술은 지난 여러 세기에 위대한 사람들이 가톨릭 신앙을 노래한 저 놀라운 영광의 합창에 자기 목소리를 맞출 수 있을 것이다.
124. 직권자들은 참으로 성미술을 장려하고 보호하며 단순히 사치에 치우치기보다는 고귀한 아름다움을 지향하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이것은 거룩한 제의와 장식에도 해당된다. 주교들은 신앙과 양속 또 그리스도교 신심을 거스르고 또 형상의 왜곡이나 예술성의 부족이나 저속함이나 허식으로 올바른 종교적 감정을 해치는 미술가들의 작품들을 하느님의 집과 다른 거룩한 장소에서 멀리하도록 힘써야 한다. 성당 건축에서는 전례 행위의 실행과 신자들의 능동적 참여 확보에 적합하도록 힘써 배려하여야 한다.
125. 신자들이 공경하도록 성당 안에 성화상을 전시하는 관행은 보존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리스도교 백성을 놀라게 하거나 또는 덜 건전한 신심에 빠져들지 않도록, 적절한 수량과 알맞은 순서로 배치하여야 한다.
126. 미술 작품의 판단에서 지역 직권자들은 교구 성미술위원회의 의견을 듣고 또 사정에 따라 제44, 45, 46항에 언급된 위원회들은 물론 유능한 다른 전문가들의 의견도 들어야 한다.
127. 자신이 직접 또는 미술에 대한 애정과 조예가 깊은 적합한 사제들을 통하여, 미술가들이 성미술과 거룩한 전례의 정신에 젖어들도록 배려하여야 한다. 그 밖에 적절하게 보이는 지역에는, 미술가들을 양성하는 성미술 학교나 연구소를 설립하도록 권유한다. 자기 재능에 이끌려, 거룩한 교회 안에서 하느님의 영광에 봉사하려는 모든 미술가는 자기들이 어떤 의미에서 창조주 하느님을 거룩하게 모방하고, 가톨릭 경신례와 신자들의 교화와 신심과 종교 교육에 이바지하는 거룩한 일을 한다는 것을 언제나 명심하여야 한다.
성미술에 관한 법규 개정 128. 거룩한 예배에 딸린 외적 사물의 조형에 관한 교회법 조항과 규정들은 제25항의 규범대로 예식서들과 함께 신속히 개정되어야 한다. 이는 특히 성당의 품위 있고 적절한 건축, 제대의 형태와 구조, 감실의 고귀한 외양과 배치와 보안, 세례소의 편리하고 품위 있는 설비, 또한 성상들의 조화와 장식과 설비에 관한 규정들이다. 전례 쇄신에 덜 맞게 보이는 그러한 규정들은 수정하거나 폐지하고, 도움이 되는 것이면 보존하거나 도입하여야 한다. 이 일에서, 특히 성당 기물과 제의의 재료, 형태와 관련하여, 이를 지역의 필요나 관습에 적응시킬 권한을 이 헌장 제22항의 규범대로 지역 주교회의에 부여한다.
성직자의 성미술 교육 129. 성직자들은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는 동안 성미술의 역사와 그 발전에 대하여, 또한 성미술 작품들이 그 바탕으로 삼아야 할 건전한 원리에 대하여 배움으로써 교회의 존귀한 기념물들을 존중하고 보존하여야 하며, 또 작품 활동을 하는 미술가들에게 적절한 조언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주교 표지 130. 주교 표지의 사용은 주교 인호를 받았거나 다른 특수한 재치권을 가지고 있는 성직자에게만 유보하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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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달력 개정에 관한 선언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부활 축일을 어떤 주일에 고정시켜서 안정된 달력을 만들자는 많은 이들의 원의를 중시하면서, 새로운 달력 도입에서 파생될 수 있는 온갖 문제들을 진지하게 숙고하여,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1. 거룩한 공의회는 관계자들, 특히 사도좌의 친교에서 갈라져 나간 형제들이 동의한다면, 부활 축일이 그레고리오력의 어떤 주일에 고정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2. 또한 거룩한 공의회는 국가 사회에 영구적 달력을 도입하려는 시도들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선언한다. 영구적 달력을 제정하여 이를 국가 사회에 도입하려고 고안되는 여러 체계 가운데에서, 주일과 함께 일곱 날로 구성된 주간을 지키고 보호하며, 주간 외에는 어느 날도 두지 않으며, 그리하여 주간들의 연속성이 온전히 보존되는 체계만을 교회는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극히 중대한 문제들이 생기면 거기에 대하여 사도좌가 판단을 내릴 것이다. 거룩한 공의회의 교부들은 이 헌장의 모든 것에 낱낱이 찬성하였다. 본인은 그리스도께서 본인에게 부여하신 사도 권한으로 존경하는 교부들과 더불어 이를 성령 안에서 승인하고 결정하고 제정하며, 공의회에서 제정한 대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공포하기를 명령한다.
로마 성 베드로 좌에서 1963년 12월 4일 가톨릭 교회의 주교 바오로 자서 교부들의 서명이 따른다.
예고 기간
교황 성하께서는,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이 승인한 내용에 따라, 예고 기간을 1964년 2월 16일 사순 제1주일까지로 결정하였다. 이 기간에 교황 성하께서는 이 헌장의 새로운 결정들의 시행 시기와 방법을 결정하실 것이다. 그러므로 이 때가 되기 전에는 누구도 이 새로운 결정들을 자기 명의로 시행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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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클레스 펠리치 사모사타 명의 대주교 공의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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