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스크랩] 성모성월

@로마의휴일 2010. 5. 3. 16:45

              

 

성모성월

 

방 지 원(세실리아)

오월의 첫 손님

당신의 향기로운 발자국 소리를 듣습니다

높다란 새소리, 무르익는 신록

생명의 꽃빛으로 사뿐사뿐

당신은 눈부신 여왕이십니다

찬란한 해살로 사랑과 감사 가득 내린 날

뜨거운 가슴으로 당신을 환영합니다

목청껏 찬미합니다

 

그리스도를 낳아주신 정결하신 어머니

항상 당신께 보채며 매달리기만 하는

작고 철없는 저희를

따뜻한 당신 무릎에 앉혀주시는 어머니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저희에겐 커다란 위로와 은총입니다

언제나 저희 곁에 머물러주십시오

 

깊은 침묵으로

주님 십자가를 지켜보시던

당신의 애끓는 고통을

어미가 되어서야 조금씩 깨닫습니다

당신의 숭고한 사랑을 가슴골 깊게 새깁니다

 

하지만 때로

기도를 잃어버린 저희의 빈 가슴들이

겸손과 화해에 넉넉하지 못한 언어들이

당신을 아프게 합니다

당신을 애타게 부르면

주님께서 그렇게 하시듯

늘 저희 곁에 다급한 맨발로 서계심을 저희는 모릅니다

어머니 용서하여주십시오

 

세상 메마름에 눈물 흘리게 해주시고

방황하는 세대에 버팀목으로 저희를 세워주십시오

수많은 재앙으로 희생된 이들과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저들 어미의

찢기는 가슴도 보듬어 주십시오

 

늘 오월의 숲처럼 우리를 품으시는 성모님

저희의 절절한 기도를 주님께 올려주십시오

고단한 오늘을 사는 저희들에게

기쁘고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하여주시고

그리스도와 당신을 향한 기도가

더욱 깊어지게 하여주십시오

 

자애로우신 어머니

맑고 고운 당신의 미소를 사랑합니다

 

 

2010년 5월 1일 탄현동성당 성모의 밤에

출처 : 가우디움성가대
글쓴이 : jiwo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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