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비발디(Vivaldi)의 Gloria I RV.589

명합창곡 분석

비발디(Vivaldi)의 Gloria RV.589에 관한 소고 I

김용훈(경산시립합창단 지휘자)

 

비발디의 유명한 작품 글로리아는 지휘자라면 한 번쯤 연주해 보고 싶은 명작이다. 합창단의 정기연주회 곡목으로서도 좋고 교회의 경축행사에 성가대원들과 열심히 준비해서 연주하고 싶은 작품이기도 하다. 웅장하게 울리는 첫 곡은 부르기에도 듣기에도 신바람이 난다. 비발디의 사계의 가을이 생각나게 한다. 풍요로운 음악의 추수를 하게 해주는 비발디의 작품을 여행해보자.

비발디(Antonio Vivaldi 1678∼1741)는 이태리의 유서 깊은 문화의 도시인 베니스에서 태어났다. 성 마르코(St. Mark)성당의 바이올린 주자인 부친에게 처음 음악을 접하게 된다. 사제수업을 받은 그는 25세에 서품을 받아 그후 '빨간 머리의 사제'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건강상의 이유로 사제의 일을 할 수 없었던 그는 1703년 베니스의 여자음악학교(Conservatorio dell Ospedalle delle pieta)에서 음악교사로 전문 음악가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그 시절 부터 종교음악, 기악곡, 오페라 작곡가로서 또 전문 연주자로서 활동을 시작한 그는 성 마르코성당의 바이올린 주자로서 Violin 교사이 일 외에도 오케스트라의 악장, 합창지휘자로 일하였다. 1704-1740년 까지 베니스의 피에타 오스페달레(Ospedalle delle pieta)의 지휘자 ,작곡가, 총감독으로 활동하였다.

그는 이탈리아의 바로크작곡가를 대표하는 작곡가로서 헨델과 바흐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기친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그는 평생 다작의 작품을 작곡하여 “이것도 저것도 비슷한 음악”을 작곡했다는 비아냥을 받기도 한 작곡가이지만 바로크와 고전으로 전환되는 시기의 중요한 작곡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기악협주곡 부문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친 그는 콘체르토(Concerto)양식의 대표적 작품을 많이 작곡했는데 그의 작품 “사계”는 세기의 명곡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비발디의 성악작품은 오라토리오 3곡, 미사 7곡, 시편가 20편, 모테트 22곡, 찬미가 10곡, 49편의 오페라를 작곡하였다.

 

글로리아(Gloria RV.589)

연주 시간: 약 30분

초 연: 1939년 9월 20일 시에나(Siena)

1725년에 작곡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작품은 비발디 종교음악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비발디의 글로리아는 두 작품이 현존하고 있는데 첫 번째 글로리아는 1714년 작품으로 추정되는 RV.588이다. 11곡으로 구성되어있는 RV.588은 RV.589와 절반정도가 흡사한 음악으로 구성되어있다. RV.588은 예배용 작품의 성격이 강하고 RV.589는 연주회용 작품으로서 더 적합하다는 분석이 학자들 사이에 있다.

비발디의 Gloria도 수세기동안 박물관의 책더미 속에서 잠자고 있었다. 멘델스죤이 바흐의 마태수난곡을 발굴해 낸 것과 비슷한 경우이다.

이 작품은 트리노 국립 박물관 소장의 비발디 작품의 필사보를 조사하던 이태리 작곡가 알프레도 카젤라(Casella)에 의해 발견되었다. 카젤라는 스켓치로 남아있던 몇 개 부분을 보완하여 1939년 9월 20일 시에나(Siena)에서 비발디 페스티발에서 자신의 지휘로 글로리아의 역사적인 첫 연주를 하였다. 그의 노력으로 발굴된 글로리아는 종교작품으로 세계곳곳에서 연주되는 중요한 레퍼토리의 한 작품이 되어 작품으로 가치를 크게 인정받고 있다.

Homophonic style의 힘찬 합창과 서정적인 아리아, 대위법적 양식(Polyphonic style)이 잘 조화를 이루는 이 작품은 극적인 화성과 편안한 리듬, 가사를 중심으로 잘 짜여진 구조가 비발디의 풍부한 음악성을 잘 나타내는 곡이다.

 

Antonio Vivaldi - Gloria(대영광송)의 구조

가사	조성	박자 / Tempo	내용
1. Gloria in excelsis Deo	D	4/4 Allegro	영광을 돌리세
2. Et in terra pax hominibus bonae voluntatis.	Bm	3/4 Andante	땅에서는 선한 사람에게 평화
3. Laudamus te Benedicimus te. Adorimus te. Glorificimuste.	G	2/4 Allegro	찬양하세 영광을 돌리세
4. Gratias agimus tibi	Em	4/4 Adagio	주님께 감사드리세
5. Propter magnam gloriam tuam.	Em	2/2 Allegro	놀라운 영광
6. Domine Deus Rex coelestis, Deus pater omnipotens.	C	12/8 Largo	전능하신 하나님
7. Domine Fili Unigenite Jesu Christe.	F	3/4 Allegro	주 하나님의 독생자
8. Domine Deus, Agnus Dei Filius patris Qui tollis peccata mundi,miserere nobis.	Dm	4/4 Adagio	하나님의 어린양
9. Qui tollis peccata mundi, suscipedeprecationem nostram.	Am	4/4 Adagio	불쌍히 여기사 기도들어주소서
10. Qui sedes ad dexteram Patris,miserere nobis.	Bm	3/8 Allegro	하나님의 우편에 앉으신 주님
11. Quoniam tu solus sanctus Tu Solus Dominus. Tu solus Altissimus, Jesu Christe.	D	4/4 Allegro	주 홀로 영광받으소서
12. Cum sancto Spiritu in g1oria Dei Patris. Amen.	D	2/2 Allegro	거룩한 성령과 함께

 

Gloria에 나타난 조성비교

비발디의 Gloria는 대중적인 종교음악작품이다. 여러 합창단에서 혹은 교회 성가대에서 한 번쯤 불러보고 싶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교회의 경축일에 부르면 좋은 곡이다. 경쾌한 서곡조의 전주와 더불어 웅장하게 울려 퍼지는 글로리아의 호모포니합창은 처음 이곡을 접하는 사람에게는 탄성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비발디의 작품을 분석하면서 드는 생각이 있다.이 작품이 바로크시대를 풍미한 음악의 전통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하는 점이다.

바로크의 전통은 음형이론에서 찾을 수 있다. 조성, 박자, 탬포의 설정, 멜로디의 도약(interval), 임시표(#,b,네추럴) 등의 모든 것이 감정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Gloria에는 여러 가지 조성(D, Bm, G, Em, C, Dm, Am)이 사용되었다.

대부분의 조성이 D장조의 관계조로 구성이 되어있으며 II부에 나타난 C장조를 중심으로 C, F, Dm, Am로 조성이 구성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D장조의 병행조는 Bm이며 D장조는 하나님을 상징하고 Bm는 인간을 상징하는 것이 보편적인 분석이다.

이 곡에서 나타난 Bm는 예수의 고난을 상징하며 구원을 바라는 기도하는 인간을 나타낸다.

 

  악곡분석

1. Gloria in excelsis Deo(악보1)

D장조, 4/4 박자, Allegro라는 기본 구도가 헨델의 할렐루야와 같다. 가사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에 나타난 것처럼 천군천사들이 부르는 “하늘의 노래”를 나타낸다.

당당하게 노래하는 Homophony의 합창은 듣는 이에게 비발디 스타일의 간단명료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다.

비발디는 Gloria의 서두를 장식하는 간단한 문장을 계속적으로 반복하는데 악보2에 리듬확대와 리듬 변형 등의 예를 나타내었다. 악보3에 나타난 온음표의 반음계 화성진행은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악보4는 계류음을 사용한 부분이며7-6의 해결이 화성법의 교본을 보는 듯하다.

 

제 2곡 Et in terra pax hominibus bonae voluntatis.

“1번곡을 하늘의 노래”에 대조적으로 쓰여진 이 곡은 “땅의 노래”이다. “땅에서 선한 일을 하는 자에게 내리는 평화”를 표현하는 이 곡은 D장조의 병행조인 Bm가 사용되었다.

3마디까지 이어지는 Bm의 진행이 단조롭게 느껴지지만 하행하는 음형은 땅으로 향하는 축복을 암시한다. 이 곡에 나타난 i - V - I - iv - V 의 단순한 화성진행은 수려하고 엄숙한 무게감을 준다. Terra(땅)을 나타내는 테마는 반음으로 구성되었으며 N6의 화성을 사용하여 이색적인 신비한 화성을 들려준다. “선한사람들에게 ”의 가사는 bonae(선한)와 Voluntatis(기꺼이, 자원하는)가 합성된 단어이다. 비발디는 이 단어에서 6마디에 걸친 긴 반음계와 옥타브 하행이라는 음형을 구성하였다.

음형이론의 입장에서 면 이러한 반음계는 passus durius culus(험난한 진행)를 느끼게 한다. 비발디는 가사의 깊은 뜻을 파고 들고 있는 것이다. 선한 일을 기꺼이 하는 것은 고난을 감수 해야 한다는 말씀을 설교하고 있는 것이다. "-tatis'의 옥타브 진행의 의미는 보편적으로 죽음을 뜻하기도 한다. 죠스캥 데프레등의 선배작곡가들의 작품에 사용된 옥타브 하행의 의미와 동일하다. 출발에서 보여주었던 단순한 화성은 선율에 힘입어 아름다운 반음계화성을 펼친다. 종지마다 대부분 Hemiola가 사용되었다. 곡의 후반부에 사용된 Voluntatis의 엑센트에 사용된 멜리스마는 곡의 클라이막스를 잘 구성한다.

 

 제3곡 Laudamus te (악보6 찬양을 주님께)

이 곡은 “신바람 나는 신나는 곡”이라는 표현을 하고 싶다. Allegro의 탬포 설정은 기쁨을 나타내고 2/4박자는 가뿐한 마음과 발걸음을 연상시킨다. D장조의 IV(Sub-dominant)로서 사용된 G장조의 설정은 D장조의 감정과 동일하다. J.S Bach 작품에서 성령의 임재를 뜻하는 G장조가 기억이 난다.

전주에 사용된 시퀀스(Sequence악보6)은 동시대 작곡가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canon처럼 시작되는 이중창은 탄력적이다. 곳곳에 나타난 멜리스마의 악구는 기악적으로 Articulation을 명확하게 살려 가창하면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멜리스마는 단어의 엑센트 위치를 정확하게 고려하여 사용하였다.

 

제4곡 Gratias agimus tibi(악보8 당신께 감사드립니다)

이 곡은 Em의 조성과 Adagio의 느린 탬포, 웅장한 Homophony를 사용하였다.

가사의 내용은 찬미가이지만 조성에 사용된 Em는 엄숙한 느낌이 드는 조성이다. 메시아의 서곡에 사용된 조성이기도 하다. 필자는 Em는 죽음 E는 부활이라는 공식으로 메시아를 접근하였었다. 그런데 비발디는 특이한 것이 있는 작곡가이다. 그의 작품 Credo에 나타난 조성을 보자. 이 곡도 Em로 조성을 선택하여 신앙고백을 하고 있다. 그의 작품 Magnificat를 보자. 이곡은 Gm의 adagio로서 찬미가를 시작하였다. 헨델의 메시아 중 "and he shall purify"또한 이국적인 Gm의 화성단음계를 사용하였다. 그러므로 “장조=밝음”와 “단조=어두움”이라는 이원적인 나눔보다 여러 가지로 장단조가 작곡가에 의해 사용되었음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동시대 작곡가에 비해 비발디는 단조의 엄숙한 표현을 통하여 찬미가, 신앙고백등의 표현을 선호하는 작곡가임을 알 수 있다.

 

제5곡 Propter magnam gloriam tuam.(악보9 당신의 크신 영광을 인하여)

본격적인 푸가가 처음 나오는 이 곡은 마지막에 나타나는 대푸가와 비교가 되는 곡이다. 그러므로 Gloria가 푸가 두곡을 중심으로 배치가 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1부의 마지막 느낌을 준다.  

Em의 조성에 Allegro로 Alla breve(2/2박자)로 구성되었다. 하나님의 광대하심을 찬양하는 내용이다. 완전 4도와 완전 5도의 도약으로 구성되는 음형은 하나님의 완전성과 Gloria에 나타난 멜리스마는 왕이 쓰는 왕관을 상징한다. 악보10은 곡 후반에 사용된 돋보이는 Sequence이다.(다음호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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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카펠마이스터

글쓴이 : kimilei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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